[사설] 대립 갈등 아닌 화해 상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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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립 갈등 아닌 화해 상생을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5.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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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민족화합의 선도적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8천만 한민족의 대축제인 8·15민족대회를 성공적인 민족행사로 치르기 위해서 대표성이 결여된 ‘해외준비위원회’를 한인회 중심으로 재구성하기를 촉구한다.”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된 ‘2005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한 한인회장들은 결의문의 첫번째 항목에서 위와 같이 천명했다. 본지는 해외준비위원회와 한인회간의 해외동포 대표성을 둘러싼 심각한 갈등양상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한인회장들은 2000년 8·15 남북공동행사 이래 한차례도 초청받지 못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문제삼고 나섰는데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후유증은 적지 않을 것이다.

해외준비위원회에 속한 사람들 다수는 그동안 한인회나 평통같은 한인사회 주류에 의해서 소위 ‘불령선인’들로 규정되어 한인사회에 발을 딛지 못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서울에서 계획된 국가적인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만해도 한인회장들에게는 적지않은 충격이 다. 이뿐 아니라 그들이 해외동포 대표성을 갖고 국민적인 행사에 참여하는데 비해 한인회장들은 초청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같은 현실은 그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새로운 상황이라는 점은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짐작이 되고 남는다.  

재일민단의 한 고위인사는 현재 해외준비위원회가 조총련과 한통련 출신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면서 재일민단과 함께 세개의 축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통련은 재일민단에서 파생된 조직이므로 재일민단과 조총련이 주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한인사회의 여러 진영이 8·15행사를 두고 극적으로 대치되는 현실에 대해서 저간의 사정을 짐작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복잡한 생각을 금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면이 갈등양상만 드러났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진보 보수로 갈리어 대립됐던 독일에서도 화합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난 봄 베를린의 동포들이 6·15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는 남북한 외교관들까지 동석했다고 한다.

현재 8·15축전의 남측준비위원회에서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중 한명의 실무자는 이 문제로 골머리를 썪이고 있다면서 재외동포신문에서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는 말까지 했다.

아무쪼록 이 위기가 그동안 대립과 갈등이 노정되는 계기가 되지 않고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고 설혹 이번에 한인회장들의 초청이 이뤄지지 않는다해도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되지 않도록 관련 당사자들이 여러가지 슬기로운 방법을 찾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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