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양계 첫 美초등학교장 이광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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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양계 첫 美초등학교장 이광자 씨
  • 연합뉴스
  • 승인 2005.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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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남은 여생은 한국 바로 알리는 일에 보내겠다."
 

1974년 보조교사를 시작으로 교육계에 몸담은 지 23년만인 1997년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교장에 오른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공립학교 클락스버그 초등학교 이광자(60) 교장은 7일 여성가족부 초청으로 제5회 세계 한민족 여성네트워크에 참가했다.

   이 교장은 "한국은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미국의 교사와 학생들의 한국에 대한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이 독도를 모르고 다케시마를 아는 것은 당연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며 "이들은 한국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며 그런 문제에 대해선 아예 관심조차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 교장은 "일본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국제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지켜봤다. 미국인이 일본의 주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현재 중국도 똑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만 이대로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재외동포재단 등에서 국제화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초청자가 한 카운티에 1명 정도고 그나마 항공료는 자비부담이어서 꺼리고 있다"며 "한국 가려고 하는 사람은 없고 일본과 중국으로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얼마 전 국제화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는 데 사용하는 국제교류기금을 정부가 전용하려는 계획이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는 그는 "한국 정부는 우물안 개구리 식으로만 정책을 펴지 말고 현지 실정을 정확히 파악해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 교장은 "독도를 한국이 지키고 있다고 해서 한국령이라 생각하고 국제교류를 소홀히 한다면 언젠가는 빼앗길지도 모른다"고 경고하면서 "일본이 오래 전부터 미국 교사들을 데려가 교육한 것은 바로 그런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미교육재단을 창립해 이사까지 맡았던 그는 실제로 이런 현실을 타개해 보려고 자비와 기금을 마련해 교육감이나 교장 등을 한국에 보내기도 했다.

   또 한국어 교육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 고등학교에 한국어반을 개설했지만 2년만 지나면 수강 학생이 없어 폐지되는 사태를 몇 번 겪었다. 그러다 몽고메리카운티로부터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워싱턴통합한인학교(전신 토요한국학교)를 개교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미국에 전수하고 있다.

   이 교장이 클락스버그 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할 당시 학생 600여 명 중 87%가 백인이었고 한국인은 1명도 없었다고 한다.

   동양인 교장이라는 점 때문에 그는 학부모들로부터 경계와 멸시를 받기도 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그들을 설득시켰고 일일이 한인 학부모에게 전화해 한인학생도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교장 자리에 있다는 것과 한국인을 학교에 영입하는 것 그 자체가 바로 한국과 친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한국을 알리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교장은 "미국 언론들이 북핵뉴스를 계속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남북한 모두를 위험한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를 어떻게 제대로 알려야 될지 고민"이라고 털어 놓았다.

   서울에서 출생해 외국어대를 나와 1971년 도미한 이 교장은 이민 1세로는 처음으로 교장에 올랐고, 15년만에 고국을 찾았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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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07/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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