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칼럼] 중국동포와 유언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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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칼럼] 중국동포와 유언비어
  • 김용필
  • 승인 2005.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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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5일 법무부가 동포 귀국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4만명 가까운 중국동포들이 자진출국 했다.

8월까지 시행되는 동포 귀국지원 프로그램은 3월20일 이전 불법체류자가 된 동포들이 기간내에 자진출국하면 1년 후 재입국할 수 있고 합법체류자가 불법체류하지 않고 자진출국하면 6개월후 재입국을 보장한다는‘출국확인서’를 발급해주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동포 입장에서 보면 쉽게 믿어지지 않는 것이다. 통상 한국에 들어오는 비자를 받으려면 1천만원 이상 돈을 쓰고 대리인을 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는데 달랑 출국확인서 한 장으로 재입국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동포들 사이에 각종 유언비어가 생기고 있다. 그 내용은 거의 법무부 정책에 대해 혼란과 불신을 조장하는 것으로 비행기표 특수를 노린 장사꾼들의 농간에서 비롯된 것도 있으며, 심지어 동포들의 갑작스런 핸드폰 해지를 염려한 핸드폰업자들이 자진출국을 막기 위해 허위정보를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현지에서 비자신청 대행업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유언비어가 이미 출국한 동포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자진출국하려고 한 동포들의 마음까지 동요시키고 있다. 출국확인서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들어간 동포들이 대행업자들 말에 속아 또 돈을 들여 비자신청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에 가자마자 출국확인서를 갖고 비자신청을 했지만 재외공관에서 접수를 받지 않으니까 국내에 있는 친구와 친지들에게 출국확인서를 발급받아도 소용없으니 들어오지 말라는 엉뚱한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합법체류하다 들어온 사람은 한국에 다시 들어갈 수 있지만 불법체류하다 온 사람들은 중국정부가 출국을 막을 것이라는 악성 유언비어도 있다.

이런 유언비어 때문에 실지로 하루에 500명에서 600명이 자진출국하던 것이 5월 중순 부터는 300명대로 자진출국자가 줄어들었다. 이에 법무부는 유언비어 파악에 나섰고 해명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유언비어에 동요되는 중국동포들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동포들에겐‘언제 바뀔지 모르는 정책’이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있다.

여하튼 이번 법무부의 약속이 지켜져 우리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중국동포들도 불법체류자라는 그늘에서 벗어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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