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생 입양으로 둔갑” 브로커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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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유학생 입양으로 둔갑” 브로커까지 등장
  • 미주한국일보
  • 승인 2005.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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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신분 해결 미끼 4만달러 사기 가짜 양부모도 등장

한국학생들의 조기유학을 위한 편법 입양이 성행하면서 이제 입양알선을 명목으로 수만 달러의 돈을 요구하거나 불가능한 입양을 성사시키겠다며 거액을 챙기는 소위 사기성 ‘입양 브로커’까지 등장했다.

인천에서 공구제조회사를 운영하는 박모(48)씨는 2년전 조기유학으로 플로리다에 보낸 고교생 아들의 체류 자격문제로 고민하다 얼마전 현지 한인 목사가 아들의 입양을 알선해 주겠다며 돈을 요구해 2차례에 걸쳐 4만달러를 보냈다. 그러나 6개월이 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어 LA의 한 변호사에게 문의한 결과 이미 16세를 넘겨버린 박씨 아들이 입양을 통해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박씨는 4만달러를 날리고 편법입양을 알선한다는 입양 브로커에 속은 것이다. 박씨의 아들은 현재 불법체류 신분이 돼 방학을 맞아도 한국에 갈 수 없게됐다.

브로커를 통해 조기유학 목적의 편법입양을 위해 LA공항에 도착했던 14세 한국 여학생이 브로커가 나타나지 않아 혼자 버려졌던 사건도 있었다. 거액을 받고 공항에서 픽업하기로 했던 ‘입양 브로커’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최근에는‘홈스테이’형식으로 하숙편의를 제공하면서 편법입양을 통한 양부모 직업도 등장했다. 백인남성과 결혼해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여성 J씨는 얼마 전 14세와 11세의 한국 남녀학생을 브로커의 소개를 받아 입양시켰다.

J씨는 자녀들의 조기유학을 원하는 한국의 친부모로부터 학비를 제외하고도 매달 수 천 달러를 받고 있다.

입양아들의 부적응 문제도 심각하다.

한 가정법 전문 변호사는 “16세 이전에 양부모와 2년 이상 거주했다는 증빙서류를 갖추지 못하면 입양을 통해서도 합법체류신분을 얻기 힘들다”며 “한인들의 편법입양 실태가 당국에 알려지면서 10대들의 편법입양은 이제 그리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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