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기숙사 폭행관련‘부당퇴학’한인 법적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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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기숙사 폭행관련‘부당퇴학’한인 법적대응 나서
  • 미주한국일보
  • 승인 2003.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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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4-24

명문 사립고교에 재학중인 한인 등 아시안 학생 3명이 최근 교내 기숙사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학교측으로부터 퇴학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들 학생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없는 자신들을 퇴학시키는 부당조치를 취했다며 반발,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 학교측에서는 경찰조사를 토대로 적절한 조치를 했다고 밝히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밤 11시30분께 샌디에고 카운티 칼스배드에 있는 군사학교 스타일의 사립고교 ‘아미 앤 네이비 아카데미(Army and Navy Academy)내 기숙사에서 17세 중국계 남학생이 자신의 방 안에서 잠을 자던 중 갑자기 방 안으로 들이닥친 같은 학교 학생 3~4명에게 빗자루와 주먹으로 얼굴과 머리를 구타당해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용의자들은 범행직후 도주했으며 피해자는 다음날 학교와 경찰에 피해사실을 통보했다. 학교측은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이 학교 10학년에 재학중인 한인 이모(17·라크레센타)군과 중국계 및 일본계 학생 등 3명을 용의자로 지목, 이들을 퇴학시키는 강경조치를 취했다.

피해자로부터 신고를 접수받은 칼스배드 경찰국은 학교측과 공조해 진상파악에 나섰으나 아직 용의자를 체포하지 않은 상태다. 스티븐 블리스 ‘Army and Navy Academy’ 교장은 “조사를 벌인 결과 3명의 학생이 용의자임이 드러났으며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퇴학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블리스 교장은 ‘퇴학당한 학생들이 폭행사건의 용의자라는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10학년 졸업을 불과 2주 가량 앞두고 퇴학을 당한 이군은 본보와 인터뷰를 통해 “폭행을 당한 학생은 아는 학생도 아니며 사건발생 당시 나는 내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며 “내 방은 피해학생의 방과 같은 건물에 있지도 않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군의 어머니도 “학교측의 이같은 조치는 인종차별적 처사”라고 비난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군의 어머니는 이어 “한 학교 관계자가 피해학생이 퇴학당한 학생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다고 거짓말까지 해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며 “피해학생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학교측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가해자들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는 전교생이 약 230여명 정도로 매년 졸업생의 97% 가량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명문학교이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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