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경로]교육과 한민족확립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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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경로]교육과 한민족확립이 중요
  • 이경로
  • 승인 2005.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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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 한인회장 발언대

   
내 나라를 떠나서는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았던 나는 특별하다 싶을 만큼 지독한 국수주의자였으므로 흔히들 세계의 중심이라 일컫는 뉴욕에서 살아갈 줄을 일찍이 알지 못했었다. 

지금이야 일 년에도  몇 번씩 지구의  동과 서를 왕래 하는 일이 잦은 터이기 때문에 국경의 의미가 희미해지고는 있지만 내가 한국을 떠나올 당시만 해도 죽기 전에 날짜변경선을 한번 넘을 수 있을까 의문이었던 게 사실이다. 

물 설은 이국땅에서 주리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달리던 내가 아프리카 초원에서 목적도 지향점도 없이 그저 무리지어 달리기만 하는 야생마와 다를 바 없다는 자각을 하게 된 것은 그나마 먹고 입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서부터였던 듯하다. 

한인사회가 형성돼 있어서 이국생활이지만 얼마나 편리한가에 대해 막연한 고마움을 느끼던 차에 내게도 한인사회에 대해 봉사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그래서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변에서는 일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라고 얘기들 하지만 실제로 주변을 돌아보면 그렇게 적당한 나이는 아니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쯤이면 이 곳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커뮤니티의 리더그룹을 형성했어야 했지 않은가 하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이민 1세대의 막내격이 되는 나에게 중책이 주어진 이상 뭔가 시대에 적합하고 우선순위에 맞는 역할을 찾기 위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몇 가지 미주에 사는 재외동포로써의 당면과제를 정리하게 되었다. 

마침 기회가 주어졌기에 그 중 두 가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첫째는 우리 한민족 고유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2세들에게 알리고 실천하게  하는 교육의 필요성이다.  학교나 기관에서 가르치는 정형화된 프로그램에 의한 교육을 말하는 게 아니라 눈으로 피부로 가슴으로 전달되는 우리들만이 갖는 동질성을 바탕으로 하는 가정교육을 말함이다.

부채춤과 사물놀이만이 우리의 문화가 아니고 어른을 공경하고 섬기는 예절과 효도를 비롯한 다양한 한민족 고유문화가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실천하게 하며 나아가서는 적어도 한국어를 쓰고 읽고 말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자랑스러운 우리들의 2세를 키워내는데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는 전 세계에 널리 퍼져서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이 국경에 상관없이 너와 내가 아닌 하나라는 개념을 확산시켜나가야 하겠다는 것이다.

 해외에 사는 동포들에 대해 일부 내국인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 하며 또는 조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동포들에 대해서 비행기를 오래 타고 다니는 것으로  마치 선택받은  사람이라도 되는 듯 행세하는 일부 재외동포들의 모습이 그 옛날 먹고살기가 어려웠던 시절의 단편적인  풍속도에 지나지 않은 것을  아직도 보편화  된 우리들의 모습으로 착각하는 일은 이제는 없어야 하겠다. 

좁은 땅을  물려받은 우리 민족이 밖으로 많이 나와서 살아가는 것은 그만큼 영토를 확장하는 일이라는 신개념을 더욱 확산시켜서 나라의 안팎에서 서로 돕고 협력함으로써  우리 민족이 크게 비상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는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분단된 국토가 하나가 되고 지역정서가 옛날이야기가 되어서 미래의 아이들에게는 코미디의 소재가 되는 신명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도 디지털 시대를  선도해 온 우리가 앞장서자는  것이다.  그래야만 적어도 역사로부터의 꾸지람은 면할 게 아닌가.

뉴욕한인회장  이경로

약 력

2000-2001  뉴욕한인경제인협회 부회장
2002-2003  뉴욕한인회 부이사장
2003-2005  뉴욕한인회 수석부회장/ 민주평통 자문위원
2005 5월   뉴욕한인회 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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