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목소리]구 소련 동포에게 온정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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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목소리]구 소련 동포에게 온정 보내자
  • 한국일보
  • 승인 2003.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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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2-26 (오피니언/인물) 칼럼.논단 07면 30판 915자  

필자는 구 소련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영하 40도의 살인적 추위가 드물지 않은 동토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일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우리 말을 쓰는 동포들의 따뜻한 환대 때문이다. 구 소련 동포의 선조들은 일제시대 광활한 땅을 찾아 이주한 조선인들이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에 의해 중앙 아시아 각국에 흩어져 오늘날 6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당시 동포들의 수난사는 눈물 없이는 들을 수가 없다. 그런데 지금도 이들의 고난은 계속되고 있다. 고려인 중 어떤 이들은 농사를 잘 지어 부를 누렸던 구 소련 시절을 그리워한다. 젊은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유랑 생활을 하고 있으며 강제 이주 1세대들은 이제는 활동할 기력이 없어 비참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더구나 한국에서도 고려인 동포들은 재외동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불투명하다. 최근 카자흐스탄 국적의 어느 고려인이 돈을 벌기위해 한국에 왔으나 냉대를 못이겨 자살한 사건은 현지 고려인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국에서 외롭게 한 많은 인생의 막을 내려야할 고려인 1세대들이 허다하며, 대부분 자신의 농기계도 땅도 없이 구걸하듯 농사를 지어야하고, 생계를 위해 무국적자가 되거나 국제 이산가족이 되면서 오히려 원주민에게 동화되어만 간다.
이제라도 그들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보내고 민족적 자부심을 일깨워야 한다. 다행히 독지가들이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필자도 고려인들을 위해 월동식량이나 학용품 의약품 농기계 씨앗 의류 등을 지원하고 한글 교육을 실시하면서 동포애를 나눴을 때를 생각하면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그렇지만 지금의 지원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우리가 그들을 잊는 것은 우리 역사를 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박 정 열 고려인돕기운동회(www.koreis.com)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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