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동포 참정권 정치적 이용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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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동포 참정권 정치적 이용 말라
  • 김정희기자
  • 승인 2005.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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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재외동포들의 참정권 회복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혀 온 미주, 캐나다 한인회총연합회가 지난 6일 결국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냈다.

동포참정권은 지난 노무현대통령 탄핵 당시 동포들 사이에서 관심이 불러모아진 이후 각지 한인 단체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거론되어 왔다. 또한 동포들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국내 정치권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참정권 논의 모습을 보다 보면 한편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바로 국내 정치권의 논의 내용이다. 참정권 부여 결정을 하게 될 국내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참정권을 재외 동포들의 입장에서 고려한다기 보다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떨치기 힘들다.

지난달 19일 열린우리당 임채정의원은 필리핀 방문 중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동포 참정권은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라며 “동포들은 현지 사회에 충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렇지만 바로 다음날인 20일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미국 동포간담회에서 “동포 참정권 실현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말해 양 당의 입장이 확연히 다름을 확인시켜줬다.

물론 한나라당이 동포 참정권 부여에 긍정적 입장을 보인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같은 양당의 입장에 대해 국내뿐 아니라 재외동포들은 ‘동포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재미 동포들의 대부분이 한나라당을 지지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동포들이 고국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은 고국의 발전에 함께 동참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다. 다른 나라의 국적을 가졌다 해도 ‘KOREA’라는 단어만 들으면 고개를 돌리게 되는 동포들의 순수한 마음을 정치인들의 얄팍한 정쟁의 도구로 삼지 않길 바란다.  

김정희기자 hee@dongpo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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