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전통가죽제품업계에 우뚝 선 장인정신
상태바
파국 전통가죽제품업계에 우뚝 선 장인정신
  • 고용철
  • 승인 2005.04.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순시온 중심가에서 18년 동안 한 우물 파
파국 전통가죽제품업계에 우뚝선 장인정신
아순시온 중심가에서 18년 동안 한 우물 파


“ 저 역시 권태기가 있었고 힘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권태기를 잘 견뎌내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올해로 이민생활 18년을 맞는 이현육(63), 지영순 부부는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보며 자신들이 하는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 온 것에 대하여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이씨 부부는 파라과이 땅을 밟으면서부터 꾸준히 가죽 제품업에 종사해왔다.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빨마(Palma) 거리에 가죽제품 전통품 가게 두 곳을 운영하고 있는 이씨 부부는 “가죽의 집(Casa de Cuero)"이란 상호를 가지고 1987년부터 파라과이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아순시온 항구를 통하여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때는 한 주에 5-6천 명씩 밀려 들어와 빨마 거리는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미국 관광객들로 붐볐다며 경제적으로 넉넉했던 지난 시절을 돌이키고 당시 활발했던 때를 회상했다.
그러나 요즘은 9.11테러 이후 미국 관광객들의 발이 뜸해졌고 유럽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각 나라 사람마다 물건을 구입할 때 성격도 다르고 다양한 문화적 습관을 알 수 있다며, 페루나, 칠레인 등 남미 사람들은 값이 싸면 대충대충 사려고 하며, 브라질 사람들은 배짱이 두둑하고 , 러시아나 동구권 사람들은 철두철미하게 이것저것 따지는 습성이 있으며, 미국인들은 값이 비싸더라도 모양과 질이 좋은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현지인들이 소규모로 가죽업을 하고 있던 시기에는 경쟁하느라 힘들었으며, 의사소통도 잘 안되었고 현지인 가죽가공업자들로부터 불이익을 당하는 등 말 못할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현지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힘은 한국인의 투지를 가지고 끊임없이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현지인들처럼 가만히 앉아서 있는 물건만 그대로 내놓고 개발도 하지 않고 일하다면 항상 제 자리 걸음만 하기 마련이지만, 자나 깨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여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하고 신상품을 만들어 내놓으면 손님들은 값이 싼 싸구려 물건보다는 새롭고 질이 좋은 물건을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으로서 파라과이를 알릴 수 있는 전통가죽제품을 취급한다는 것에 대하여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을 지키는 것이라며 경영의 포부를 밝혔다.
이씨는 현재 현지 가죽제품 공장과 협약을 하여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미국에 다량 수출하고 있다며 같이 이러한 일에 동참하고 있는 현지 업자들에게도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
누가 뭐라 해도, 실패를 하더라도 한 가지 일에 10년 이상 매진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며 우리 한인동포 청년들도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면서 물질을 절약하고 생활한다면 반드시 성공적인 이민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무조건 돈이면 다 된다는 물질만능주의가 만연된 한인 동포사회의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우리 이민1.5세나 2세들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의 척도가 아니라는 것을 숙지하고 어떠한 일을 하며 그 일을 얼마만큼 이루었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척도를 어디다 두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 이라며 현재 한국에서 장학생으로 다니는 아들 연택(25, 서울대 치대 장학생)군을 생각하면 대견하고 가게 일을 하면서 피곤했던 몸도 풀리고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다고 한다.
파라과이 현지인들 틈바구니에서 전통가죽제품으로 오로지 한국인으로서의 투지와 긍지를 가지고 승리로 이끈 이현육씨의 소박한 내면의 모습에서 삶의 성실함과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었고 한 우물을 파듯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 믿으며 이민생활에 전념하는 행복하며 여유 있는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까사 데 꾸에로는 빨마 이 몬떼비데오 거리에 본점과 빨마 이 꼴론 거리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핸드백, 가방, 가죽잠바, 지갑, 가죽의자, 가죽 드렁크, 가죽으로 된 작은 선물용 소품, 파라과이 전통의상 등 다양한 물건을 갖추고 있어 파라과이에서 생산되는 모든 가죽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특히 이곳을 찾는 한인동포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