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로 인기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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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로 인기만회?
  • 코리아나뉴스 정채환
  • 승인 2005.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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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며칠 전에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50%에 다다랐다고 발표했다. 탄핵 이후 최대의 인기라는데 이는 선거에 강한 노무현 대통령의 또 다른 노림 수의 결과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2004년 총선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 폭풍을 이용하여 열린우리당을 완전히 살려냈다. 그 경험을 살려 오는 재보선 선거를 이겨보자는 계산이란 뜻이다. 우선 재보선 선거가 4월 30일이니 얼마 남지 않았고 열린우리당은 선거부정과 부패와 관련해서 의원직을 상실한 사람이 몇 되자 국회과반수가 무너진 상태이다.
더구나 최근 여당의 인기로는 어림도 없고 재보선에 지면 사사건건 어려워질 테니 일단 승부수는 띄워야 했을 것이다. 정상적인 걸음과 정책으론 만회가 어렵고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본다.

◎ 반미는 약발이 없어
미국에 대한 반미감정의 폭발유도는 지난 대선 때 이미 잘 써먹어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더 이상 재방송 해봐야 국민들도 식상해 있어 덕보다 실이 클 것이다. 이럴 때 미국과 짝짜꿍을 이루고 있는 일본을 건드려 보는 것은 신선하고 국민감정을 유도하기에 충분하다.
대선과 같은 큰판에는 미국을, 재보선과 같은 판돈(?)이 적은 판에는 일본을, 그것도 독도 같은 작은 섬을 툭 건드리면 불같은 성미의 국민들이 대번에 단합될 것을 예측한 것 같다. 사실 일본과는 올해가 '우정의 해'이고 일반시민들 사이에선 욘사마와 같은 한류 열풍이 일고 있어 크게 마찰될 요소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3. 1절 경축사와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초강경 대일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는 뜬금없이 갑자기 나온 말이었다. 외교부도 몰랐다지 않은가. 그런데 많은 국민들은 속 시원해 하였고 반일감정이 살아나 일단 단합되는 모습이 예측대로 나타났다. 분신과 단지 같은 극한 상황도 발생했다. 한국인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단결이다. 특히 일본과의 대결에선 질 수 없다는 절박감 같은 것도 있기 때문에 틀림없다.

◎ 일본에선 장관이 맞대응
독도문제가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시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미국을 방문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본의 시마네현이 떠들고 있으니 대통령이 아닌 울릉도에서 맞대응 하면 될 것이다"고 발언했다. 바로 말꼬리가 잡혔고 그녀의 미국 나들이는 아무런 뉴스거리가 되지 못했다. 국민정서를 전혀 읽지 못한 탓이다.
한나라당의 근본적인 문제가 바로 이런 것이다. 현장감과 멀리 떨어진 엉뚱한 대책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한다. 너무 오랫동안 양지쪽에 앉아 있어 방향감각과 원근감각이 없는 집단이라 그런 모양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고이즈미 총리는 점잖게 앉았고 대신 마치무라 외상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
마치무라는 "양국 정상끼리 만나 회담을 가졌을 때에는 말하지 않고 이런 형태로 표현한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보통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확산되는 것인데 이번 싸움은 어른부터 나서고 아이들로 확대되는 것 같다. 일본 외상이 이렇게 발언했으니 한국의 외교부도 뭐라고 하겠지.
하여간 독도 문제가 양국의 현안으로 떠올라 역사공부를 하게된 것은 좋지만 갑작스런 강경대응은 승부수의 일환같이 느껴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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