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윤이상 부인 이수자여사 TV대담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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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이상 부인 이수자여사 TV대담 출연
  • 연합뉴스
  • 승인 200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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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7 09:12 송고

(통영=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 동백림 간첩단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세계적인 작곡가 고 윤이상(尹伊桑.1917-1995) 선생의 부인 이수자(78) 여사가 윤 선생 타계 10주년을 맞아 TV에 출연해 대담을 가졌다.

동백림 사건이 최근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발전위원회의 우선 조사대상에 포함돼 이 여사의 대담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마산 MBC는 윤이상 선생 서거 10주기를 맞아 특집대담 프로그램을 마련, 지난 1월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호텔에서 이 여사와 2시간30분에 걸친 대담을 가졌다고 2월 7일에 밝혔었다.

이 여사는 대담에서 동백림 사건과 관련, "나는 남편에게서 빨갱이를 못 느꼈고 민족정신과 정의와 역사 편에 서 있는 것만 느꼈다"며 "남편의 명예가 회복되지 않는 한 귀국할 생각이 없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깊은 슬픔과 함께 분노어린 어조로 당시 혹독했던 고문과 회유, 세계 음악인과 지성인들이 펼쳤던 구명운동, 석방후 몇차례 시도했던 실패한 귀국 등 윤 선생을 둘러싼 기억을 떠올렸다.

또 참담한 감옥 안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창작한 남편에 대해 절망 속에서도 위대한 예술혼을 스스로 실천한 참 예술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수감중 맞은 윤 선생의 50회 생일 때 손톱깎기로 머리카락을 잘라 장미를 만들어 건넸던 애환이 서린 선물, 결혼생활 6년을 채 못 넘기고 유학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서 어렵사리 꾸렸던 생활, 각자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애틋하게 주고 받았던 편지 등 지난날의 삶을 회고하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문학적으로 성숙한 다정다감한 노총각이란 첫 만남의 이미지를 잊지 못한다는 이 여사는"남편의 진실하고 성실함을 사랑했기 때문에 예술적으로 성공하지 않았어도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은 같았을 것"이라며 말했다.

그는 또 "남편이 민족주의자로 성장하고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공하기까지의 모든 바탕이 통영에서 비롯됐다"며 윤 선생의 고향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통영이 고향인 윤 선생은 부산 사범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57년 독일 베를린으로 건너가 활발한 작곡.연주 활동과 함께 한국의 민주화와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위해 해외 활동을 벌이다 동백림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 요원에 의해 납치돼 2여년의 옥고를 치렀으며 두터운 이념의 장벽으로 결국 고향땅을 밟지 못한 채 지난 95년 78세의 일기로 독일에서 타계했다

이 여사는 현재 딸 윤 정(55)씨와 함께 독일에서 살고 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담 프로는 `내 남편 윤이상을 말한다'란 제목으로 내달초 방영될 예정이다.

ym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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