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3 19:11 (목)
창작 오페라 ‘처용’ 佛 무대 올라... 베르베르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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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오페라 ‘처용’ 佛 무대 올라... 베르베르 반응은?
  • 황유하 기자
  • 승인 2024.06.10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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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국립합창단·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파리서 ‘처용’ 해외 초연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9일(현지시간) 창작오페라 '처용'을 관람한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한국의 창작 오페라 ‘처용’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선을 보였다. 

국립오페라단과 국립합창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날 오후 파리 오페라코미크 극장에서 ‘처용’을 해외 초연했다.

‘처용’이 공연된 오페라코미크 극장은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 쥘 마스네의 마농 등 여러 프랑스 오페라가 초연된 역사적인 장소다. 한국의 창작 오페라가 무대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곡가 이용조의 ‘처용’은 신라의 ‘처용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기존 설화와는 다르게, 이번 오페라는 하늘을 다스리는 신 옥황상제가 부패한 신라를 멸하려 하자, 그의 아들 처용이 신라를 구하겠다며 지상에 내려왔으나 결국엔 여인 가실과 사랑에 빠져 타락하고, 가실을 탐내던 역신의 꼬임에 넘어가 모든 것을 빼앗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용’은 한국어를 기본 골조로 한국 전통음악과 바그너의 유도동기 기법(라이트 모티프)을 접목한 창작 오페라다. 작곡가 이영조는 서양음악 틀에 한국적인 것을 끼워 넣는 것이 아닌, 서양음악을 한국적인 틀에 맞추는 방식으로 한국적인 신묘함과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1986년 국립오페라단에 의해 위촉 초연됐다.

이번 투어에서는 제1막 ‘옥황상제의 진노’, 제2막 ‘경(승려의 노래)’ 등 주요 장면만을 엄선해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선보인다. 

오페라의 소재가 한국적인 데다 한국어로 공연이 이뤄진 만큼 이날 현지 관객들을 위해 무대 주변에 자막용 스크린이 설치됐다. 스크린을 통해 한국어와 프랑스어 자막이 동시 송출됐다. 1시간 30분간의 공연이 끝난 뒤, 객석 곳곳에서 기립 박수가 나왔다.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근무한다는 프란체스카는 공연 뒤 “내용이 다소 어렵긴 했지만, 음악과 성악가들의 노래가 굉장했다”고 평가했다.

현지 문화계 주요 인사로 초대된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 이야기에 굉장히 관심이 많지만 처용 이야기는 오늘 처음 알게 됐다”며 “긴장이 풀어지는 부분이 많지 않고 드라마가 가득했다. 연출과 등장 인물들의 노래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 마이닝겐 국립극장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주인공 ‘처용’역의 테너 김성현은 “노래하면서 관객들을 봤는데 생각보다 눈빛들이 반짝이는 걸 보니 ‘우리가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 언어, 한국어로 유럽에서 오페라를 한다는 게 신선하고 좋았다”고 전했다.

작곡가 이용조씨도 “오늘 공연을 본 몇몇 분이 한국에 가보진 않았지만 아시아 정신이 서양 기법에 녹아들었다고 얘기하더라”며 “이런 오페라 공연을 해외에 선보일 수 있다는 게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최재철 주프랑스 한국 대사는 이번 공연이 한류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최 대사는 “한류에 꼭 케이팝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있고 그 뿌리가 깊다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공연이었다”며 “아이돌 그룹 위주의 공연에서 클래식으로 넓혔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오페라 ‘처용’은 이날 파리 공연에 이어 11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콘서트홀, 13일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도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는 2024 파리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세계에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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