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조선족사회 현주소 조명
상태바
뉴욕 조선족사회 현주소 조명
  • 흑룡강신문
  • 승인 2005.03.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5-03-14 10:33:18   

뉴욕일원의 조선족 동포사회가 최근 급성장하면서 뉴욕의 새로운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록 15년 남짓한 짧은 이민 역사의 뉴욕 조선족 동포사회지만 빠른 속도로 탄탄한 생활령역을 구축해가며 주류사회는 물론 타 민족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낯선 땅에서 민족 공동체로서 융화 발전시켜 나갈 뉴욕 조선족 동포 사회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해 본다.

■조선족 동포사회의 형성과 현황 조선족 동포사회가 뉴욕에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욕의 한인 공동체의 시초가 공부하러 왔다가 정착했던 류학생들이 중심이 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조선족 동포사회도 1980년대 초·중반 류학온 조선족 학생들이 하나, 둘 뉴욕일원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이후 1990년대 중반 주로 산업 연수를 목적으로 한 조선족 동포들의 뉴욕행이 이어지면서 1990년대 후반 조선족 공동체는 빠른 성장을 거듭해 나갔다. 1995년도 300여명에게 불과했던 조선족 인구는 1990년 말에는 10배가 넘는 4,000명을 웃돌기 시작했다.

뉴욕 조선족동포협회가 결성된 것도 이 시기로 최동춘 초대회장을 중심으로 한 몇몇 인사들이 2000년 1월 조선족 동포들의 권익 보호와 친목 및 정보교류 등을 내걸고 협회를 출범시켰다. 협회 창립으로 차츰 골격을 갖추며 본격화된 조선족 공동체의 성장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급하고 있다.

협회 추산에 따르면 2004년 말 현재 뉴욕 및 뉴저지 일원에 1만명 이상에 달하는 조선족 동포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경제 규모도 그만큼 급속히 팽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조선족 동포사회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2000년을 기점으로 중국내 조선족들의 해외이주 붐이 일어나면서 일자리를 찾아 대거 뉴욕으로 이주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체계화되는 공동체 조선족 동포사회가 이처럼 급성장하면서 각종 단체 및 모임들이 잇달아 태동하고 있다.7∼8개의 향우회가 이미 구성돼 있다. 이헌철 전 뉴욕조선족동포협회장은 "이민 력사가 갈수록 깊어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각종 사안에 따른 모임 및 단체들이 조직화되고 있다"며 "친목, 봉사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은 물론 각 업종별 경제 직능단체들의 출현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거주 지역은 미동부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퀸즈 플러싱으로 이곳에 전체 인구의 70∼80%가 몰려 살고 있으며 최근에는 팰리세이즈 팍, 포트리 등 뉴저지로 이주하면서 주거 지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주요 경제활동 조선족 동포들의 경제활동은 이민 초창기 때부터 식당, 청과상, 건설업체 등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한인 업체들의 인력 공급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조선족 동포 경제활동 인구의 60∼70%가 한인업소를 직장으로 삼고 있다는 게 협회측 추산이다. 이민사회가 성숙되면서 수년 전부터는 자영업체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플러싱에만 식당이 7개가 들어섰는가 하면 의류점과 건강기구 판매업소, 주점, 유흥업소들이 속속 오픈하고 있다. 특히 조선족 동포들이 운영하는 미용업소는 현재 50개 이상으로 뉴욕시 5개 보로는 물론 웨체스터, 롱아일랜드, 커네티컷 등 동부 일원 전역에 산재해 있다.이밖에 30여개의 건축 및 주택 수리 업체가 운영 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뷰티서플라이, 잡화업계에 뛰어드는 조선족 동포들이 늘고 있는 등 갈수록 자영업이 활기를 띠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조선족 동포 식당인 '두만강'을 운영하고 있는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던 조선족 동포 운영의 자영업소들이 최근 플러싱을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선족 동포사회와 한인 공동체 조선족 동포사회와 한인 공동체는 낯선 뉴욕이란 곳에서 이민사회를 일궈가고 있는 '동포'라는 점에서 이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실례로 지난 뉴욕한인회장 선거에서 조선족 동포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했는가 하면 조선족동포협회는 2000년 센서스 당시 한인으로 등록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동포협회는 플러싱한인회 등 지역 한인회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음력설 축제 등 공동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특히 량 공동체는 상호 특성과 장점을 제대로 조화시켜 나간다면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뉴대강화를 위한 모색에 한창이다. 원종운 현 조선족동포협회장은 이같은 점을 감안, "동포협회는 중한 공동체의 교량 역할을 충실히 하며 민족의 이민 터전을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며 "한인회와의 적극적인 협력사업을 통해 상호 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일부 한인 업주와 조선족 동포 종업원들 간의 갈등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일부 조선족 동포들 가운데 체류신분 때문에 직장에서 억울한 일을 당해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최근 청년학교 등 일부 한인단체들은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조선족동포협회와 손을 잡고 앞으로 정기 세미나를 개최, 조선족 종업원들의 권리 찾아 주기 활동을 벌려 나가기로 하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종운 회장은 "일부에서 빚어지고 있는 업주·종업원 문제가 량 공동체 간 갈등의 골이 깊은 것처럼 비춰진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이같은 문제는 상호 리해 부족 탓에 발생한 것이 대부분으로 향후 교류 활동을 활성화시켜 나간다면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뉴욕특약기자 리동춘)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