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바그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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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바그다드
  • 코리아나 뉴스
  • 승인 200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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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충돌의 서곡인가?
폭풍인 경제가 더 두렵다

파죽지세로 이라크를 침공하던 연합군이 바그다드 언저리에서 「모래 태풍」이란 하늘의 반대와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의 강력한 저항에 발이 묶여 장기전의 암운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이는 문명충돌의 서곡이 아닐지 걱정된다는 여론이다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아설 기미가 보이자 경제지표가 모두 부정적이다세계 유가는 뛰고 증시는 폭락하고 있으며 한국은 세계 석유 소비량 6위, 석유수입 4위인 나라이기에 그 불안은 더 하다
지난 3월 19일 시작된 이라크와의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많아졌다. 연합국측은 첨단병기와 화력으로 무차별 공습을 하면 이라크가 쉽게 무너질 줄 알았는데 실제론 바그다드와 외곽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왜 부시 정권은 이 전쟁을 그토록 고집하였고 또 이라크는 미국과 같은 강대국과 싸우면서 국토가 초토화되는 것을 피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간략하게 살펴본다.
이는 석유라는 거대한 자본재(資本財)와 알라신(神)이 함께 얽혀있기에 역사적 배경부터 그 유래를 찾아야 할 것이다.

◎ 이라크는 어떤 나라인가?
흔히들 인류문명의 4대 발상지 중의 하나로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꼽는다. 이라크는 이 지역에 위치한 면적이 남한의 약 4.5 배인 43만㎢, 인구 약 2천3백만의 석유매장량 세계 2위인 나라이다. 티그리스 강을 중심으로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고 인류 최초의 문화국이라는 수메르, 바빌로니아 등의 고대국가가 흥망성쇠로 그 역사의 맥을 이어갔다.
7세기 중기에 이슬람교도가 침입하여 종교적으로 통일되기 시작했고 현재 인구의 97%가 이 종교를 굳게 믿고 있다. 2차 대전 중에는 친독일정책 노선으로 나가다가 1958년 청년장교들에 의해 공화정이 수립되었다.
사담 후세인은 1979년 대통령에 취임하였으며 그의 재임 중에 1980년에 이란과 한차례 전쟁을 일으켰다. 또 1990년에도 쿠웨이트를 기습 공격하여 현재 미국의 부시 대통령 아버지 부시가 걸프전을 일으키는 명분을 주었고 후세인은 이 전쟁에서 패한 탓으로 정권의 위기가 초래되기도 했다.
결국 부시 가문과 후세인은 전생의 업보가 있는 셈인지 이렇게 부자(父子)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90년도의 걸프전에서 많은 전술을 배웠는지 현재 아라크전은 예상이 빗나가 세계증시가 동반추락하고 유가가 다시 상승할 정도로 이라크는 선전하고 있다. 또 죽었거나 다쳤을 것이라는 후세인은 국영 TV에 나와 전쟁을 격려하여 온 세계를 놀라게 했다.

◎ 이슬람교란?
기독교, 불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의 하나인 이슬람교는 12∼13억의 교도를 거느리고 있다. 아프리카 서쪽 끝에서부터 인도네시아에 이르는 지역에 걸쳐 분포하고 있는데 신도들이 다른 종교에 비해 매우 경건하고 충성된 점이 특징이다.
한국어로는 회교도라고도 하는데 알라(Aliah)신을 숭배한다. 그러나 이 종교의 뿌리는 유대교에서 나온 것으로 기독교가 예수 그리스도를 신격화하지만 이슬람은 창시자 마호메트가 핵심이다.
마호메트는 서기 570년에 태어나 일찍 부모를 여의고 할아버지와 삼촌 손에서 자라다 나중에 부유한 미망인 카디자의 상점에 취직하면서 그 빛을 발한다. 카디자는 마호메트보다 15살이나 연상이었는데 헌신적인 내조를 하였고 마호메트는 점점 종교에 심취하여 신의 계시를 받는다. 이 계시를 모은 것이 〈코란〉이며 마호메트의 언행을 남긴 기록을 〈수니〉라고 한다.
현재 수니파는 전체의 90%에 이르고 그 외 시아파가 있는데 두 종파간의 갈등도 심각하다. 시아파에 속하는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간단하다. 회교도의 '이슬람'이란 의미도 바로 '복종하겠습니다'이다. 그래서인지 이슬람교도들의 충성심은 9.11테러에서도 보듯이 목숨을 그야말로 초개처럼 여긴다. 술도 금하고 매주 금요일은 안식일이며 <알라〉란 말도 Al(The) iah(God)의 합성어로 결국 〈The God〉이란 의미이다.
당시의 아라비아 지역은 정신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에 있었고 수많은 민족들이 엉켜 잡다한 신을 숭배하며 복잡하게 섞여있었는데 결국 이슬람교가 아라비아인들의 정신세계를 통일한 셈이기도 하다.
새뮤얼 헌팅턴이 앞으로는 '문명의 충돌'의 세기라고 예언한 바와 같이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충돌은 너무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애초 그 뿌리가 유대교에 근거를 두고 시작된 반목은 711년 현재의 포르투갈과 스페인 지역의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하면서 더욱 심해졌고 1095년부터 200년간 계속된 십자군 전쟁으로 이어졌다가 다시 20세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까지 계속되는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도 유일신이고 이슬람의 알라도 유일신이니 어떤 면에선 신들의 전쟁을 인간이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석유를 내 놓아라
미국은 이번 이라크전쟁을 이라크가 보유한 가공할 살상무기 때문이라고 공식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라크를 침공하여 들어가 보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증거는 찾지 못했고 유엔도 전쟁을 하기엔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또 폴 윌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이라크를 아랍 최초의 민주국가로 만들겠으며 이라크 사람들을 해방시키겠다"고 설명하였다. 그렇지만 이런 설명에 대해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은 없다. 로마 교황도 전쟁반대를 천명하였고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 안보리의 이사국과 이웃 멕시코도 반대를 하였으며 심지어 미국내의 로스앤젤레스 의회도 반대를 하였다. 그리고 세계도처에서 전쟁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으며 한국은 정부가 비정규군을 파견하겠다고 했으나 반대여론이 지나치게 높아 쉽지 않은 입장이다.
특히 인권지도자이며 남아공 전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무기산업과 석유산업을 즐겁게 하려는 동기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노골적인 표현까지 한 것이다.
실제 이라크의 석유 매장량은 1125억 배럴로 세계 2위이다. 품질도 우수하며 수익성도 높아 만약 이 지역에 원유와 천연가스가 확보된다면 미국은 OPEC이 유가를 좌지우지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되고 러시아와 기타 유럽에 대한 경제적 우위를 선점하게 된다. 결국 '검은황금'이라는 석유확보를 위해 대량살상무기보유라는 혐의를 씌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 그곳의 석유업자와도 긴밀한 것도 전쟁을 결심하는데 큰 몫을 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 바그다드를 사수하라
부시가 악의 축으로 명명한 세 나라 중의 두 나라인 이라크와 이란은 현재도 지중해 연안에서 세개의 문화권을 대표하고 있다 스페인의 코르도바는 유럽에서 가장 호화로운 도시이나 이슬람 문화를 간직한 도시이다. 콘스탄티노플 즉 이스탄불이 기독교 중심의 비잔틴 문화를 형성한 것과 같다.
바그다드도 '아라비안 나이트'의 천일야화가 등장하는 이슬람문화의 대표적 도시이다. 이슬람문화는 예술, 과학 등이 잘 보존되어 있고 실크로드에 이르는 많은 문화유산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 이런 세계적 문화유산들이 다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한다. 이미 많은 유산들이 전쟁으로 파괴되어 왔다. 그러나 다시 가공할 폭격무기는 인명과 문화재 파괴를 피해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영국의 연합군이 바그다드를 눈앞에 두고 이라크의 결사항전에 부딪혀 사상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지난 25일부터 불고 있는 모래폭풍은 평상시의 폭풍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라고 하며 실종된 헬기도 바로 이 모래폭풍 때문이라고 한다. 삼국지의 제갈량이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대군을 물리칠 때 머리를 풀고 기도하며 동남풍을 부른 모습이기도 하다.
전쟁은 인력만으로 되지 않는 것인 모양이다. 반드시 하늘이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튼 이라크는 바그다드 사수를 위해 모든 병력을 동원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정복하기 위해 큰 희생도 감수할 모양이다. 바그다드에서 부는 불안한 바람은 전 세계를 강타할 조짐이다. 미국의 증시가 추락하고 유가가 폭등하며 한국의 경제도 매우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은 석유소비량 세계 6위, 석유수입이 세계 4위이고 에너지 소비량이 10위이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MIT 대학의 에드워드 로렌츠 박사의 나비효과(Butterfly Effect)즉 북경 하늘의 나비 날개 짓이 대서양의 태풍의 진로를 바꾼다고 했는데 이라크 전쟁은 그 보다 훨씬 더 강력한 나래 짓이 되고 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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