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재단 이사장 퇴임사] 위대한 한민족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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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재단 이사장 퇴임사] 위대한 한민족의 꿈
  •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 승인 2023.05.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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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750만 재외동포여러분, 

이제 6월 5일이면 재외동포들이 염원하던 동포청이 출범하고 저희 동포재단은 26년의 역사를 마감합니다. 그동안 동포재단을 성원해주신 동포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민족 정체성과 통일

세계인들은 우리 한민족을 코리안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민족은 스스로 단군의 자손이라고 부르며 고조선을 시작으로 삼국시대, 신라, 고려, 조선 등을 거치며 오랜 세월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근세사에 일제 식민지를 거치면서 해방 이후 남북으로 분단되었고 70년 넘게 같은 민족 간에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민족 최대의 과제는 겨레간 군사적 대립을 극복하고 한민족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이웃 국가들과 함께 평화롭게 사는 일입니다.

저는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우리 동포재단이 헌법 제4조에 명시된 평화 통일 문제를 다루지 못한 것에 대해서 늘 아쉽게 생각했습니다. 남북이 같은 민족이기에 통일해야 한다는 ‘민족공동체통일론’을 주장하면서도 통일에 진척이 없는 것은 민족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 이렇다 할 합의가 없는 것이 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외동포 여러분, 우리 민족의 정체성은 어디서 찾아야 합니까? 고조선 개국 이전부터 경천 사상을 지녀온 한민족은 삼국시대 이후 중국으로부터 유불도 3교를 전수받았고 근세에는 서양으로부터 기독교, 자본주의, 사회주의 등 종교, 정치사상을 전수 받았습니다. 현재 이 모두가 어우러져 우리 민족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원융회통’과 홍익인간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서로 다른 사상을 조화시키려는 ‘원융회통’의 전통이 있습니다. 신라시대의 원효, 최치원부터 근세사의 최수운, 박중빈, 유영모 등에 이르기까지 민족사상이나 불교, 기독교 등에 바탕하여 다른 사상을 포용하고 결국은 모든 사상이 다 인간 사회를 위해 존재함을 가르치는 원융회통의 전통이야말로 앞으로 우리가 분단을 극복하고 지구촌 평화를 이룩할 최고의 한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날 위와 같은 다양한 세계관을 회통하면서도 우리 민족 전래의 홍익인간 정신을 민족 정체성의 뿌리로 강조하고 싶습니다. 홍익인간 정신은 결코 우리 민족끼리만 잘살라는 배타적 사상이 아니고 모든 인류를 이롭게 하라는 보편적 윤리입니다. 우리 한민족이 한반도를 떠나 온갖 고난 속에서도 전 세계에 뿌리를 내린 것은 우리 민족이 홍익인간의 정신을 세계 곳곳에서 실천하여 전 세계를 평화롭게 하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재외동포기본법 제 1조 목적에 대한민국의 재외동포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세계평화와 인류 공영에 있음을 명시하자고 건의하여 채택된 것입니다. 

저는 언제인가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가 도래할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민족의 시대라는 것은 우리가 세계를 힘으로 지배한다는 뜻이 아니고 한민족이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전 세계를 한 집안으로 만들어 아름다운 세상을 건설하자는 뜻입니다. 

한국어교육과 청소년 모국 초청연수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한국어교육과 차세대 교육입니다. 이 둘은 한민족 정체성의 유지와 깊이 연관된 문제입니다. 지금 정보화시대 가장 효율적인 문자가 한글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앞으로 한국어는 영어 못지않은 국제어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재외동포청이 해야 할 사업 중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한국어 교육의 꾸준한 확산에 있습니다.  

한국어 교육과 더불어 해외 청소년 모국 초청연수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앞으로 재외동포 청소년 연수를 확대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재외동포사회는 거주국 문화에 흡수되어 소멸될지 모릅니다. 따라서 앞으로 재외동포청은 이스라엘처럼 매년 수만 명의 해외 청소년 교육을 실시하여 미래 동포사회의 지도자로 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상대회 위상 높이기

또한 전 세계 한상들의 축제인 세계한상대회는 금년 미국 한상대회를 시작으로 적어도 2년에 한번 씩 전 세계를 돌며 세계 속의 한상으로 그 위상을 높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한상은 한국만을 위한 한상이 아니고 인류를 위한 한상으로 전 세계 비즈니스맨들의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고려인, 재일동포, 조선족 그리고 입양동포

어두운 시대 어려운 지역에서 민족 정체성을 유지하며 힘겹게 살아온 고려인, 재일동포, 조선족들, 그리고 출생단계에서부터 보호받지 못한 입양동포들을 같은 동포로서 최대한 품어주시기 바랍니다. 버려진 돌이 모퉁이 돌이 된다는 성서의 말씀처럼 이들이 앞으로 동북아 평화와 한민족의 세계화에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세계한인주간은 정체성과 문화 축제

끝으로 재외동포기본법 제 15조에 ‘세계한인의 날’(10월5일)과 ‘세계한인주간’(10월3일~9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인주간이 개천절 (10월 3일)부터 한글날 (10월 9일)까지로 지정한 이유에 주목해 주십시오. 개천절은 단군 할아버지께서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우리 민족의 첫 나라를 세우신 날이며 한글날은 세종대왕께서 우리 민족 최고의 문화 상품인 한글을 반포하신 날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전 세계 한인지도자들은 개천절부터 한글날까지 일주일간을 홍익인간 정신과 한글 등 한민족문화를 전 세계인들에게 소개하며 함께 어울려 축하하는 날로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재외동포재단을 성원해 주셨던 동포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재외동포청이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를 여는 기관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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