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한인구조단에 전해진 볼리비아 한인동포의 안타까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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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한인구조단에 전해진 볼리비아 한인동포의 안타까운 사연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3.05.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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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한인구조단은 지난 5월 6일 주볼리비아한국대사관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현지에 거주하는 70대 한인동포 이모씨가 뇌졸증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이후 병원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소식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볼리비아 산타크루스 소재 사립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혼수상태에서 집중치료를 받던 이씨는 하루 병원비 800불을 감당하기 어려웠고, 대사관과 산타크루스 명예영사, 한인회의 도움을 받아 공립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이씨는 지인을 봤을 때 눈동자를 움직이는 정도로 의식은 회복했으나, 의사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뇌출혈 수술도 복합적인 지병을 앓고 있던 환자 상태와 나이를 고려했을 때 불가능하다는 것이 의료진의 판단이었다. 

공립병원 집중치료실에 있은 지 4개월이 지난 4월, 볼리비아 내에 뎅기열 유행 등으로 집중치료실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병원 측에서 환자가 퇴원을 해야 한다고 대사관에 알려왔다. 대사관은 환자가 한국으로 이송이 가능한 지 물었으나, 현재로서는 비행기에 탑승해 장거리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콧줄을 통해 영양소를 섭취하고 있는 상태이며, 매일 발생하는 가래도 제거해줘야 하는 등 장거리 비행으로는 환자 관리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씨는 10년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볼리비아나 한국에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다.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 잡화점을 운영 중이었으나 점포 임차료도 수개월치 납부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도 곤궁한 상황이었다.

이씨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볼리비아 산타크루즈한인회는 약 7천불의 성금을 모아 이씨의 병원비를 도왔다. 또한 주볼리비아한국대사관은 산타크루즈 살바도르 릭 볼리비아 기아차 판매법인 사장의 도움으로 하루 병원비가 800불 하는 사립병원에 있는 이씨를 월 병원비 800불의 공립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

현재 이씨는 대사관과 한인회의 도움으로 요양소로 옮겨졌으며, 대사관의 요청으로 공립병원 의료진이 주 1회씩 요양소를 방문해 이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의료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씨의 상태가 극적으로 호전될 가능성은 낮으며 추가 감염 없이 몸 상태가 호전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필수 단백질식, 필수 의약품, 기저귀 등으로 매월 약 650불의 비용이 필요하다.

재외한인구조단은 “이미 볼리비아한인회에서 1천만원 가량을 모금해 더이상 현지사회에서 도울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씨가 건강해져서 한국에 올 수 있는 비행기만 탈 수 있다면 재외한인구조단이 이 환자의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며 재외동포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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