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선 중국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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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 선 중국동포
  • 김용필
  • 승인 2005.02.24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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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에 걸려 강제추방당한 중국동포들이 한국정부에 대한 불만과 원망이 높습니다.”

   
▲ 김용필 편집위원

요즈음 심양에서 전해지는 말이다. 보호소에 있으면서 한국의 공무원들이 형님, 아버지뻘 되는 동포들에게 반말을 해대고 죄인취급을 한다는 것에 불만이 많고, 또 고국에서 강제추방을 당했다는 것에 대한 원망이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불법체류하고 입국한 동포들을 상대로 심양공항 입구에서 벌금을 매겨 돈을 갈취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는 씁쓸한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이젠 꽃피는 춘삼월이다. 하지만 중국동포들에게 따듯한 봄은 여전히 찾아올 것같지 않다. 특히 3월을 맞아 상당수 중국동포들은 체류기간이 만료일을 앞두고 ‘출국하느냐 아니면 불법체류자로 남아있느냐’는 기로에 서서 밤잠을 못이룰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국내 동포관련 단체들이 중국동포를 위한 활동을 많이 펼쳐왔지만, 중국동포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고용허가제 실시 이후 노동부의 까다로운 취업관리 정책 때문에 주로 식당과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합법체류 신분이 되었지만, 노동부의 지정알선제도 고용주의 신원보증 요구 등으로 합법취업 문이 좁아져 일을 하지 못하고 시간만 허송하거나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법취업을 해 단속에 걸린 동포나 고용주가 과도한 벌금을 내게 되었으며 또한 동포들이 강제추방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합법취업을 하려고 노동고용안정센터를 전전긍긍하며 돌아다녔지만, 일도 제대로 못하고 마음고생만 하고 합법체류기간을 보낸 동포들이 많다. 따라서 지금 상당수의 동포들이 3월 이후 체류기간 만기가 되어도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친척초청 등으로 신규 입국한 동포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노동부의 취업교육을 받고도 대다수가 합법취업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또한 자유로운 취업을 보장받기 위한 방편으로 조선족사회에 위기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부작용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3월부터 8월 사이에 매달 1만명 이상되는 중국동포들이 자진출국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한국정부는 강력한 단속의 칼만 들이대고 있다. 이렇게 해서 만약 10만명 이상되는 동포들이 단속에 의해 강제추방을 당한다면 장차 한국과 중국동포사회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같다.

이젠 정부와 민간단체가 중국동포 문제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고 돌팔구 마련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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