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3년 아랍의 정치적 이슬람과 이란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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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3년 아랍의 정치적 이슬람과 이란 외교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3.01.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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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다시 고개를 드는 정치적 이슬람

새해가 밝으니 아랍의 정치적 근본주의 세력이 다시 활성화를 시도한다.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는 무슬림들은 무슬림형제단이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사우디 언론인 마샤리 알다이디는 ‘누가 정치적 근본주의 종말에 내기를 걸까요?’라는 글에서 아랍 무슬림들이 형제단 포비아 병에 걸려 있다고 강조한다.

2013년 전후 1년 시기를 돌아보면 이집트,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 걸프 지역의 무슬림형제단이 정치 전면에 등장하기도 하고 언론에 나와 허세를 부리기도 했다.

그들 그룹에 속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설교자는 이집트의 아므르 븐 알아쓰 모스크에서 향후 칼리프 국가가 도래할 것이라고 설교하고 있었다. 그 뒤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 조직이 형성됐고, 자칭 칼리프라고 하면서 비무슬림과 무슬림을 살해하기 시작했다.

아랍 정치권을 제외하고는 아랍의 봄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드물었고 한국의 언론들도 튀니지가 민주화로 갈 것이라고 대서특필했지만 튀니지 역시 무슬림형제단이 한동안 정권의 실세가 됐다. 이슬람 종교계는 이들이 이슬람 역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한다.
  
아랍의 봄 이후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아랍인의 ‘의식’이 마비돼 가고 있다고도 했다. 그 이유로는 일부 무슬림들이 무슬림형제단과 그의 지지자, 좌파 지식인들 중 형제단과 동맹한 자들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기회를 엿보는 자와 일부 언론인들이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 것이다.

무슬림 형제단은 선동, 타크피르의 본연의 모습을 감추고, 자유와 인권의 옹호자로 변장해 있다. 이는 아랍 국가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 세계 여러 국가에 산재한 무슬림들 중에서도 그러하다.

사우디의 싸흐와(모든 정치적 이슬람 운동)는 1960년대부터 1980년까지 사우디의 강력한 사회적·정치적 변화의 시기를 가리킨다. 1990년대 이후 사우디에서는 정부의 잦은 억압에도 불구하고 무슬림형제단의 종교 운동이 몇 년 동안 그 영향력을 크게 행사했다.

오늘날 트위터와 소셜미디어 플랫폼, 세미나 및 회의에서 그들이 벌이는 미디어 캠페인을 보면 싸흐와와 정치화된 근본주의 세력에 속한 유명인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을 자유와 인권의 투사로 묘사하고 있다. 피트나와 타크피리, 파괴의 주인공이 아니라 만델라와 같이 민주주의를 위해 감옥에서 고통을 받는 민주 열사로 그들을 소개하고 있다(* 타크피리와 수루리야는 ‘이슬람과 IS’ 책 참조).

이들은 ‘무슬림형제단’의 지도자들과 사우디의 수루리야 집단의 역사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사마 빈 라덴이 했던 과거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알싸흐와가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사우디 언론인 마샤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집트는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는 중

이집트에서는 지난 3~4년간 국가적으로 아주 어려운 경제 위기를 겪었고 또 이제는 그동안 지하에 웅크리고 있던 무슬림형제단 세력들이 어려운 경제를 이용하려고 한다. 

하지만 알씨씨 이집트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우리가 만들지 않은 어려운 상황을 의지와 노력과 희망으로 극복하자”고 자신감을 보인다. 

이집트 통화 가치는 최근 몇 달 동안 달러 대비 대폭 하락했고 인플레이션은 수년 동안 전례 없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집트는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차관 도입을 위한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고, 이집트 정부는 부채 완화의 일환으로 긴축 조치를 발표했다.

이집트 대통령은 “모든 면에서 국가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항상 정부가 신속하게 움직이도록 지시한다”며 지난 10개월 동안 이집트 수출에서 400~500억 달러 이상을 달성했다고 덧붙였으나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도 했다.

이집트 군대가 경제적으로 아주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300만 상자의 식량을 무상 배급하고 있고 이 분배는 다음 달 라마단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시리아 남부에 이란의 영향력 확대와 이라크인들의 “아랍만” 발언

이란이 1980년대 이스라엘 북부에 근접한 레바논 남부에 히즈불라를 정착시켜서 오늘날 레바논 정치를 좌지우지하게 한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란이 최근 몇년간 시리아 남부에서 이란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모아들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유럽, 미국, 이스라엘과 순니 아랍국가들은 이란이 시리아를 떠나기를 바라지만 이란은 도리어 시리아에서 떠날 생각이 없다. 순니 아랍 국가들 속에 공격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이란이 그들의 확장 정책을 그만두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라크는 ‘걸프 25’ 축구대회를 개최하는 자리에서 걸프를 “아랍 걸프(아랍 만: khalij Arabi)”라고 말했던 것에서 이란 정부의 분노를 샀다.

이란 외무부는 테헤란의 이라크 대사를 초치해 이라크가 왜 페르시아만(khalij Farisi)을 “아랍만(khalij Arabi)”이라고 부르는지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란은 아랍만이 이란에 종속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걸프 8개국은 아랍만이라고 부른다.

중국과 러시아에 결탁한 이란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표명할 때 유럽의 비난이 쏟아졌고 영국 주재 전 이란 대사 잘랄은 현 이란 정부의 외교 정책과 이란의 외교관계에는 균형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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