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간호사의 대부’ 이수길 박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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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간호사의 대부’ 이수길 박사 별세
  • 나복찬 재외기자
  • 승인 2023.01.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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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한국 간호사 서독 취업을 이끈 인물

향년 94세…독일 마인츠에 안장
故 이수길 박사
故 이수길 박사

지난 1월 13일 새벽, 파독 간호사의 대부로 알려진 이수길 박사가 향년 94세의 일기로 독일 마인츠에서 별세했다.

영결식은 오는 1월 26일 프랑크푸르트한인천주교회(성당)에서 열릴 예정이며, 이날 오후 2시에 장지인 마인츠에 안장된다.

고 이수길 박사는 간호사 서독 취업을 이끈 인물이다. 1966년 1월 31일 파독 간호사 제 1진 128명이 독일에 도착하게 된 것은 이수길 박사가 공들인 부단한 노력의 결과였다.

당시 마인츠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며 독일 의료계가 간호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이수길 박사는 한국의 간호사들을 독일로 오게 할 수는 없을까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다. 

십여군 데의 병원에 서신을 보내고, 직접 정치인과 의료인들을 방문해 계획을 설명하며 노력한 결과, 마인츠 대학병원과 헤센주 의사협회에서 긍정적인 대답을 얻었다.

또한 마지막 어려움이었던 전세기도 천신만고 끝에 타이저 박사와 당시 일본항공에 근무한 빈터 씨의 도움으로 마련해 한국의 간호사들을 독일로 데려올 수가 있었다.

1966년 1월 31일 일본 JAL기 항공편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처음 도착한 128명의 한국 간호사들
1966년 1월 31일 일본 JAL기 항공편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처음 도착한 128명의 한국 간호사들

이렇게 시작된 한국 간호사들의 파독의 역사는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1966년 이전에는 이종수 박사의 주선 등으로 종교단체들을 통해 산발적으로 간호사들이 파견됐고 1966년을 기점으로 민간인 차원에서 대규모 파독이 시작되다가, 1969년부터 1976년까지는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파견이 이루어진 과정이 그것이다.

서독병원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파독된 한국 간호사는 10,564명에 이른다.

이수길 박사는 우리나라 이주 노동사에나, 대한간호협회 역사에서 잊혀질 수 없는 귀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소아마비협회 창설, 초대회장 역임, 한독협회 창립 등을 통해 한독 간 교류에 크게 공헌했으며, 한국 내 신장기형 아동들을 위한 무료 시술을 도왔다. 한국 국민훈장, 독일 공로십자훈장, 독일 최고사회공헌상, 마인츠 최고 소아과의사로 선정되는 등 그의 공적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쉽지 않다.

저서로는 한강과 라인강위에 무지개다리를 놓다, 개천에서 나온 용 1,2집 등을 남겼다.

2021년 9월 이수길 박사 자택에서 열린 '개천에서 나온 용.2' 출판기념회 참석자들. 앞줄 맨 오른쪽이 이수길 박사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2021년 9월 이수길 박사 자택에서 열린 '개천에서 나온 용.2' 출판기념회 참석자들. 앞줄 맨 오른쪽이 이수길 박사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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