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동의 이단아, 카타르의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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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동의 이단아, 카타르의 월드컵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2.11.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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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중동아시아와 아랍 국가들 중에서 처음으로 아랍의 땅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월드컵은 아랍인들에게 큰 자부심을 주고 있다. 16세기 유럽(구세계)에서 출발해 미국을 발견한 사람들은 미국을 신세계라고 했는데, 지금은 아시아의 땅,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을 두고 레바논 언론인 사미르 아따 알라는 아시아(중동)가 유럽과 서구인들에게 ‘신세계(aalam jadiid)’가 됐다고 말한다.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븐 살만이 원하는 '신세계'

G20 정상 회담 이후에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아시아의 친구들과 파트너십을 발전시키고 싶었다고 한다. 2017년 살만 븐 압둘 아지즈가 아시아 투어에서 파트너십을 만들었던 그 발자국을 따라온 것이다.

그런데 한국 언론은 제2의 중동 특수를 기대한다고 잔뜩 기대감을 높이고 있었다. 무함마드 븐 살만이 원했던 것은 아시아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신세계’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그의 방한을 두고 무슨 준비를 했을까? 

카타르 월드컵이 주는 의미: 카타르 2030 비전

정치 분석가 수하일 마흐무드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방송과 언론 매체를 통해 카타르가 더 나은 모습으로 보여지기를 원한다고 했다. SNS를 통해 전 세계 축구팬들이 응원에 동참하고 들뜨고 기쁜 마음으로 카타르를 바라볼 것이라는 것이다.

카타르가 월드컵을 주최하게 된 주된 배경은 카타르의 국가 비전 2030의 일환이라고 한다. 카타르 2030 비전은 카타르인의 삶의 수준을 높이고 카타르를 글로벌 사회로 변환시키자는 것이다. 

카타르는 중동의 이단아

카타르의 공용어는 아랍어이지만 주민의 80%가 외국인이다. 카타르는 알자지라 위성 방송으로 유명했다. 알자지라 TV가 아랍의 봄을 겪는 일부 아랍국가에서 과잉보도를 함으로써 그들의 미움을 샀다. 지금 중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도자는 튀르키예의 대통령 에르도안, 아랍에미리트의 대통령 무함마드 븐 자이드 그리고 사우디의 왕세자 무함마드 븐 살만이다.

카타르는 한번도 중동에서 맹주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 카타르는 이슬람주의자들인 무슬림 형제단을 지원하면서 이슬람주의자 에르도안(튀르키예 대통령)과 협력을 강화해왔다. 

그래서 2017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 걸프만 국가들은 카타르가 테러를 일삼는 무슬림 형제단을 지원하고 시아파 이란과 가까이 지내는 것을 이유로 카타르와 외교 관계를 중단했다가 2021년에 3년간의 보이콧을 해제했다. 

이들 순니 아랍 국가들은 걸프 간의 협력보다 이란과 튀르키예와 협력을 우선한 카타르를 고립시키려 했으나 가스가 풍부한 카타르가 월드컵을 앞두고 상호 외교 정책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2021년초 화해했다. 

이로써 보이콧 아랍 국가들과 불가침 협정에 서명한 후, 세계무역기구 등에 제소한 법적 클레임을 동결했고 아랍 지역 웹사이트들을 통한 미디어 전쟁을 완화시켰다.

순니 아랍국가들의 보이콧이 해제됐지만

그러나 카타르가 무슬림 형제단을 지원하고 알자지라를 포함한 다양한 언론 매체를 운영하는 것을 폐쇄하라는 요청 등 13개 정치적 요구사항은 합의 내용에서 빠져 있었다. 

쿠웨이트가 중재한 이 협상에서 카타르는 만일 이런 정치적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면 카타르는 외교 정책에서 주권을 잃게 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꼭두각시 노릇을 해야 할 판이라고 하면서 이런 요구를 거부했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카타르를 그대로 방치하면 순니 아랍 땅에 튀르키예와 이란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또 새로 시작한 바이든 정부에게 좋은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랍 간 분쟁에서 상처는 아물지 않은 채

그럼에도 분쟁의 상처는 그대로 남았다.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순니 아랍 4개국이 카타르와의 본질적인 이데올로기적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한다. 특히 카타르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여러 분쟁 국가에서 중재자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안보라는 이름으로 정당한 불만을 억압하려는 시도는 테러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해왔다.

카타르의 전 총리 하마드 븐 자심은 “이번 위기를 중단시키는 것은 환영하지만 이런 위기가 미래에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각자가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고 하면서 이번에 남긴 심리적 상처가 깊기 때문에 이런 위기들의 원인들을 솔직하고 심도 있게 고려하지 않으면 향후 걸프 공동체에 또 다른 문제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작년 순니 아랍국가들과의 화해로 카타르는 영공 통과를 위해 이란에 더이상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졌다. 사우디의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란의 위협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카타르는 이란과의 관계를 끊지 않을 것이다. 카타르가 이란과 거대한 가스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와 가스 수출을 기반으로 무역과 관광 중심지로

카타르는 천연가스 세계 3위 보유국이고 가장 많이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 중 하나다. 카타르 경제가 이런 에너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동지역에서 무역과 관광의 중심지가 되고 싶어한다.

따라서 월드컵이 끝나면 카타르는 운송, 무역, 경제 분야를 확대시키려고 이와 관련된 분야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월드컵 유치 시설들을 학교, 병원, 사회 시설 등으로 전환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카타르의 역사를 아시나요?

카타르를 포함한 중동 산유국에서 원유와 가스를 수입해왔던 우리나라는 늘 중동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카타르를 잘 알 수 있는 역사책도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세계사는 중동의 특정 국가와 특정 시기의 역사들을 다루고 있어서 걸프지역의 현대사에 대한 지식을 얻기 어렵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한국의 다음 세대를 위해서 걸프 국가의 근현대사를 저술해야 되지 않겠는가? 

이번에 카타르에 입국할 때 ‘하이야 카드’가 있으면 입국 비자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아랍어 ‘하이야’는 ‘갑시다’ 또는 ‘Come on’이란 뜻이다.

“하이야 비나 나타알람 타리크 알샤르끄 알아우사뜨”(중동 역사를 배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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