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심각해지는 마약범죄 – 불법체류 근절 필요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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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심각해지는 마약범죄 – 불법체류 근절 필요성 (1)
  • 강성식 변호사
  • 승인 2022.11.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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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최근 국내 마약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 유명 음악인이 필로폰 1,000회 분량을 소지하고 있다가 적발되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2022. 9. 30. 국회에서 개최된 ‘마약류 퇴치 교육 지원에 관한 입법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았던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과장의 발제내용에 따르면, 2022년 적발된 마약공급책들의 수가 2021년에 비해 32.8% 증가하였다고 한다(2021년 상반기 1,835명, 2022년 상반기 2,437명).

그리고 압수된 마약의 양도 크게 늘어서, 2017년 154.6kg이었던 것이 2021년에는 1,295.7kg으로 8배나 증가하였다고 한다(그렇게 2021년에 압수된 마약의 시가는 1조 8,4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검찰에서는, 그렇게 마약 유통량이 급증하게 된 원인을 ‘국제마약조직을 통한 밀수 급증’으로 보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수리남’에서처럼, 국제마약조직이 한국에 마약을 유통시키기 위해 대량의 마약을 한국으로 조직적으로 반입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방식으로는 대량의 마약을 한꺼번에 항공기 부품에 숨겨 선박으로 한국으로 밀반입하였다가 적발된 경우도 있고, 작은 소포에 담아 국제택배를 통해 밀반입하다가 적발되는 경우도 있는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국제택배를 통해 밀반입되는 마약들과 관련하여, 불법체류자들이 관여되어 있는 경우들이 있다고 한다. 2022. 9. 27.자 KBS뉴스기사([특파원 리포트] “마약 소포 같다고 3번이나 신고했는데..”)에 따르면, 한국에 있는 불법체류자 중 가장 숫자가 많은 태국인 불법체류자들(2021년 말 기준 142,677명 ; 2021년 출입국외국인통계연보)이 한국에 등록된 주소가 없어서 택배를 받기 힘든 점을 고려하여, 태국 택배회사들이 불특정 다수의 한국인들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들 및 주소들을 이용하여 불법체류자들에게 가짜 수취인 및 가짜 주소로 국제 택배를 보내고 있다고 하고, 이 국제 택배가 마약 밀반입의 주요한 루트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택배로 밀반입되는 마약의 경우, 세관에서 마약 밀반입 소포라는 것이 적발되면 일반적으로 그 소포에 기재되어 있는 수취인을 처벌하게 되는데, 그 수취인으로 기재된 사람들은 본인의 개인정보와 주소를 택배회사에 건네줄 때 그 정보가 마약 밀수에 활용될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태국에서 오는 택배는 정상적인 택배도 많기 때문이다), 단지 개인정보 및 주소 제공만으로는 그 주소제공자를 마약밀수 관여자로 처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약 밀수 루트가 생길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 태국 불법체류자들이 14만 명에 달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만약 주소등록이 어려운 불법체류자들이 이렇게 많지 않았다면, 태국 택배회사가 한국인들의 개인정보 및 주소를 제공받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수취인이 명확한 택배들이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에 마약 밀수를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수취인이 마약 밀수로 처벌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법체류자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개인정보 및 주소를 이용하여 가짜 수취인 및 가짜 주소로 택배를 받으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고, 그 때문에 가짜 수취인 및 가짜 주소로 택배를 보내는 태국 택배회사들이 크게 늘면서, 태국에서 밀반입되는 마약이 세관에서 적발되어도 실제 수취인이 드러나지 않아 처벌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불법체류자들이 마약밀수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불법체류자들의 택배 수령 수요가 존재함으로 인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마약 밀수 루트가 생긴다는 점에서, 불법체류 그 자체만으로도 간접적으로 마약범죄의 발생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개인적인 영역에서의 불법들이 모여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 직접 관여하는 경우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 해도, 수십명의 불법체류자가 노래방에서 마약파티를 벌이다 체포되기도 하고, 신종 마약을 유통하던 수십명의 불법체류자들이 무더기로 검거되기도 하는 등 이미 불법체류자들의 마약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다음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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