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중국 한국인회 백금식 신임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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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국 한국인회 백금식 신임회장 인터뷰
  • 흑룡강신문
  • 승인 2005.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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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1.17. 16:02:11 조회: 19

기자가 재중국 한국인회 백금식 회장을 만나기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처음은 지난 4일 주중 한국대사관 신년 인사회 때였다. 물론 그 전에 <재중국 한국인회 2004 송년, 한국인의 밤 designtimesp=31189>행사에서도 만나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인사를 나누지는 못했었다. 하여 이번엔 인사도 할 겸 신임회장의 감수도 들어볼 겸 백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왕장서라벌 식당을 찾아갔다.

기자: 우선 신임회장 취임을 축하한다. 지난 번 대사관 신년 인사회에서 축사를 하면서 열과 성을 다해 재중국 한국인들을 위하여 봉사하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아주 감명이 깊었다. 먼저 한국인회 회장에 취임한 느낌을 듣고 싶다.

백 회장: 회장자리는 어떤 감투를 쓰는 자리가 아니라 일을 하는 자리다. 베이징을 포함해 중국에 약 30만 명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는데 그중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로 그들을 도와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때문에 일할 수 있는 봉사의 자세가 있어야 한다. 봉사하는데는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도 있어야 하지만 우선은 자세다.

내가 중국에 온지 14년이 되었는데 한국인회의 임기 2년간이 가장 많은 봉사를 할 기회이다. 이 기간에 많이 뛰고 가장 어려운 일들을, 우선 해결하기 쉬운 것부터 하나씩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자: 그 계획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

백 회장: 첫째, 한국인의 단합이다. 재중 한국인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인만 사는 나라가 아니고 56개 민족이 함께 사는 나라다. 때문에 우리의 단합을 도모함과 동시에 중국민족들과의 화합도 도모해야 한다. 특히 200만 조선족과 잘 화합해야 한다. 우리가 단결해야 중국사람들이 우리를 존중하고 민족과 나라의 위상도 올라간다.

둘째, 가장 급한 것이 한국국제학교 건설 추진이다. 7월에 완공하고 9월에 개학을 해야 한다. 주중한국대사관과 다른 사회단체와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바라고 있다.

셋째, 연중 문화행사 세미나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넷째, 중국 공안, 공상, 외사처와 올림픽위원회, 민정국 등 기관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

다섯째, 지역 한국인회들과의 원만한 교류, 상호방문을 통해 더 굳게 단합하는 것이다.

여섯째, 한국인 회관 건설을 추진하는 것이다. 지난 기 한국인회가 절약해 50만 위안을 마련했는데 계속 추진하여 5∼10년에 완공하려고 한다. 중앙 한국인 회관은 미국에도 없다. 우리가 세계 처음이다.

일곱째, 왕징지역과 우다오커우(五道口)에 유학생도 많고 자영업자도 많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바라고 있다. 두 발로 많이 뛰고 조사해 문제 해결에 노력하겠다.

이런 일들은 절대 혼자 힘으로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 한국인들은 다 한국인회의 회원들이다. 그들은 급한 일이 있으면 대사관이나 한국인회를 찾는다. 우리가 잘 하면 정부의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 때문에 대사관과 잘 협조해야 정부에 지원 요청을 하기도 좋다. 지금도 정부 지원금이 있긴 하지만 일반주민에게 돌아가는 것이 적다. 이런 문제들을 정부와 조율해 풀어보려 한다.

그리고 운영위원들이 이름만 걸지 말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 우선 회의에 꼭 나와야 한다. 특히 지금 예산이 몇만 위안 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들을 알고 함께 좋은 방법들을 강구해야 한다.

기자: 중국사업과 생활에 대한 전망은?

백 회장: 한국 사람들이 중국사업에서 많은 실패 봤다. 그러나 앞으로는 좋아질 것으로 본다. 중국은 시장성이 큰 만큼 만만치 않다. 두텁고 껍질 많다. 내가 14년간 몸으로 체험했지만 이제 겨우 양파 껍질 두 겹 정도를 벗긴 정도다. 14년 전에는 경쟁자도 없었고 자금도 크게 들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맥도널드, KFC 등 세계 식품들이 들어와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데다 한국 사정이 안 좋아 많은 사람들이 중국으로 들어온다. 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쉽게 생각하지 말고 먼저 중국에 진출한 사람들의 경험을 듣고 철저히 조사해 자신에게 알맞은 것을 선택함으로써 시행착오와 손실을 줄이는 것이다.

한중 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각 분야에서 모두 동반자 관계이다. 특별한 이변이 없으면 서로가 필요한 대상이고 공존할 관계이다. 때문에 우리는 열심히 해야 한다.

기자: 백 회장 개인의 경력은?

백 회장: 1991년 5월에 들어와 줄곧 음식업을 하고 있다. 처음 량마호텔에 합자로 377평방미터의 서라벌식당을 운영했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공사만 6 개월 했다. 상담할 때는 다 잘 될 것이라고 했는데 와보니 그렇지 않았다. 심지어 양념과 원재료도 없어 애를 먹었다. 영업을 시작하고 보니 손님도 없었다. 당시 베이징에 있는 한국 주재원이 가족까지 해서 150명 정도였으니 손님이 많을 리가 없었다. 음식종류도 20여 가지 밖에 안 되었다. 하여 중국사람을 대상으로 메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100가지가 넘는다. 처음엔 한국손님이 90%고 중국 손님이 10%였던 것이 3개월 후 중국손님이 90%가 되었다. 손님이 많아져 6개월만에 점포를 늘렸다. 2년만에 옌싸 서라벌에 2호점 차렸다. 2003년에 왕징(望京)으로 독립해 나왔는데 지금 중국 9개 지방에 16개의 분점을 두고 있다. 왕징서라벌은 1700평방미터에 350석의 규모이다.

기자: 중국에 진출 전에 한 일은?

백 회장: 서울에서 한우리 주식회사의 영업부장, 한국 지점장을 했다.

기자: 중국 진출 후는?

백 회장: 중국 와서는 중국사업본부장을 했고 재중?한국인회에 처음부터 가입, 수석부회장을 했다. 그 전에는 한국투자기업협의회 회장을 했다.

기자: 중국사회와 중국 조선족들에 대한 견해는?

백 회장: 한국 취업문제 등으로 중국조선족들과의 관계가 안 좋은 시기가 있었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소수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불과하다. 개인적인 생각과 특히 음식업을 하면서 느낀 바는 만약 200만 조선족이 없었다면 얼마나 애로가 많았을 지 모른다. 때문에 조선족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리는 사람 가운데의 한 사람이다.

조선족들은 중국에 와 고생이 많았다. 그렇지만 열심히 공부해 고위직에 올라 성공한 사람 많다. 성공한 사업가들도 많고, 또 우리말 우리 글을 잘 지키고 민족 문화전통을 잘 지켜왔다. 그들이 우리를 많이 도와주었다.

그런데 1998년 이후 관계가 멀어졌다. 함께 생활하다보니 자연히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IMF를 겪으며 조선족들이 아주 관심을 보였다. 이는 우리가 멀어질 것이 아니라 화합해야 한다는 점을 말한다. 앞으로는 여러 가지 모임에서도 서로 만나고 협력하려 한다. 우린 구체적인 계획도 갖고 있다. 사업자간의 골프모임과 조선족 단체와 1년에 2차례의 정기모임 가질 계획이다.

기자: 조선족에 대하여 조언이라면?

백 회장: 지금 조선족 학교도 점점 사라지고 출산율도 줄고 있는데 참 안타깝다. 또 너무 대도시로만 나가려는 것도 안 좋은 것 같다. 하여 조선족 지도자들과 젊은이들이 좋은 대책을 제시했으면 한다. 또 민족의 예의 범절도 가르치고.

한족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우리말을 모르는데 개인적인 소망은 학교에서는 중국말을 하더라도 집에서는 우리말을 사용해 2 개 국어를 다 익혔으면 한다. 그래야 앞으로 발전하는 한중 협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베이징 이장수 특파원 (selhoa@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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