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소리내는 ‘앵글로색슨’ 뉴질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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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소리내는 ‘앵글로색슨’ 뉴질랜더
  • nz일요신문
  • 승인 2003.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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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백인의 선조는 영국, 미국, 호주 등과 마찬가지로 앵글로색슨족이다.
앵글로색슨족의 국가는 18세기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이후 21세기인 지금 세계 초강대국을 자처하고 있는 미국에 이르기까지 3세기에 걸쳐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민족의 특성을 '은근'과 '끈기'로 얘기하듯 앵글로색슨족 기질의 하나로 적지 않은 사람들은 잔인성을 들고 있다.
상대방이 무릎을 꿇을 때까지 가혹하게 공격하지만, 일단 항복하면 살려주고 다시 반항하면 아예 없애 버린다. 완전하게 굴복하든지, 끝까지 저항하든지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지, 어물쩡하게 기회를 노리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대부분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 대한 전쟁을 고집하고 있는 미국의 밑바탕에 앵글로색슨족의 기질이 작용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앵글로색슨족 국가인 영국과 호주만이 혈맹관계를 과시하듯 이라크 공격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반면 같은 앵글로색슨족 국가인 뉴질랜드와 캐나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Helen Clark 수상은 최근 "뉴질랜드는 국제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유엔 노선을 전적으로 따르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제 사회는 혼란과 무질서에 빠질 것"이라며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미국의 대(對) 이라크 노선을 강력히 지지하는 호주에 합세하라는 압력을 넣기 위해 최근 뉴질랜드를 방문한 호주 John Howard 수상과의 정상회담에서도 Clark 수상은 종전의 입장을 고수, 결국 "양국은 이라크 문제에 대한 입장차이가 있는 것을 받아들이며 이로 인해 양국의 선린관계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승인해도 뉴질랜드는 의료나 병참, 인도주의적 지원만 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뉴질랜드는 지난해 미국과 호주가 자국내 산업보호를 이유로 반대한 교토의정서에 비준했고 호주가 입국을 거부한 난민을 받아들여 환경위주 인도주의 국가라는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일부 야당 일각에서는 뉴질랜드의 최근 외교노선에 대해 전통적인 우방국에 등을 돌리고 경제에도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가 국제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며 인도주의, 환경주의 국가로서의 위상을 부각시키는 것은 결국 국익에도 부합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미국이나 유럽의 부유층을 상대로 뉴질랜드에 투자이민을 유치하는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전재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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