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우정의 해’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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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우정의 해’에 부쳐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5.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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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 일본을 생각하면 우리는 해방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것이 현실이다. 곰곰이 따지고 보면 해방이란 단어만큼 굴욕과 자괴를 내포 하고 있는 단어는 없다. 엄청나게  강한 상대에게 핍박과 설움을 받은 끝에 얻는 자유를 해방이라 하지 않는가.
올해 을유년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은 해이다.


해방 60주년, 환갑을 맞는 해 이기도 하면서 해방이란 감격 한쪽에  굴욕을 내존하고 있는 압제의 상대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 한지 40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인생사에서 60은 이순이요. 40은 불혹이라 한다. 역사도 사람의 일일진대 주변의 쓴소리 잘못된 소리도 새겨 듣는 것이 이순이요. 어지러운 상황에  혹하지 않는 것이 불혹이라 한다면 한일 관계야 말로 이제 중심을 잡아야 할 때가 되었다는 뜻 일게다.


양국 관계를 정상화 한지 40년, 불혹의 해를  맞아 새 차원의 관계 도약의 움직임이 보여 져야 하는 것이 순리라는 얘기다. 이런 즈음, 양국의 정상이  올해를 한일 양국이 우정의 해로 정해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도쿄와 서울에서 잇달아 개최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올 연말 까지 무려 180여건의 갖가지 관련 행사가 한일 양국 각지에서 열릴 예정으로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틀에 한번 꼴인 셈이다. 도쿄에서 열린 '우정의 해' 개막 리셉션에서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가 말했듯이  양 국민 왕래가 수교 원년 1만명 선 에서 지난해 4백만명으로 증가 할 만큼 양국 관계가 발전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또 근래에 들어서는 일본에 이른바 한류 열풍이라 해서 우리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며 가요등대중문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면서 양국 관계의 불균형과 어두운 과거사를 어느 정도 덮어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관계 정립에는 반드시 풀어야 할 매듭이 있게 마련이다.


어느  저명한 역사학자가 말했듯이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 일 수 밖에 없다. 어제 없는 오늘이 있을 수 없고 오늘이 없는 내일이 없는 이치와도 같다. 과거에  얽매어서도 안 되겠지만 과거를 무시해서도 안된다.


양국의 관계가 압제와 피압제, 억압과 해방의 관계에서 대등한  관계로 접어 들었다는 것은 양국 정상의 선언만으로 현실화 되고  확인되는 일이 아니다. 새로운 관계 정립, 진정한 우정관계는  결코 말처럼  쉽게 얻어지는 일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쪽 공히 체계화 된 배전의 노력이 필요 하다. 그 체계화의 한 축에 우리 동포들, 일본 땅에 살고 있는 100만 가까운 우리  재일 동포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양국의 관계자는 물론 국민 모두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게 우리의 바람이다.


오늘 이만큼이라도 양국의 위치가 대등해진 것 처럼 보이는 이면에 그동안 동포들이 쏟은 노력과 희생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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