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박종민, 비엔나서 한국 성악가의 존재감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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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박종민, 비엔나서 한국 성악가의 존재감 높여
  •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 승인 2022.02.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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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의 ‘진혼곡’ 공연서 탁월한 창법으로 청중들의 마음 사로잡아
지난 2월 23일 저녁 7시 30분 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열린 안토닌 드보르작 작곡 ‘레퀴엠 작품 89’의 공연 독창자들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지난 2월 23일 저녁 7시 30분 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열린 안토닌 드보르작 작곡 ‘레퀴엠 작품 89’의 공연 무대에 선 베이스 박종민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중심으로 한국 성악가의 우수성과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는 베이스 박종민이 지난 2월 23일 저녁 7시 30분 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열린 안토닌 드보르작 작곡 ‘레퀴엠 작품 89’의 공연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2015년 영국 국립방송국이 주최하는 카디프 국제성악콩쿠르에서 1등상을 수상하면서 비엔나 국립오페라단 독창가수로 전속 6년 동안 노래한 후 작년부터 프리랜서가 된 베이스 박종민은 이날 오스트리아 국립방송교향악단과 비엔나 성악아카데미합창단이 협연하는 드보르작의 진혼곡 공연에서 탁월한 창법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공연 후에는 청중들로부터 꽃다발과 와인선물을 받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2월 23일 저녁 7시 30분 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열린 안토닌 드보르작 작곡 ‘레퀴엠 작품 89’의 공연 독창자들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지난 2월 23일 저녁 7시 30분 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열린 안토닌 드보르작 작곡 ‘레퀴엠 작품 89’의 공연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는 성악곡 연주 시리즈 프로그램과 함께 오스트리아에서 코로나19로 숨진 1만5천여명의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콘서트로 안토닌 드브로작의 진혼곡을 연주했는데, 독창자들로는 베이스 박종민 외에 체코 소프라노 카테리나 크네지코바, 독일 알토 케르힐트 롬베르거, 독일 테너 막시밀리안 슈밋트가 참여했다.

안토닌 드보르작의 ‘진혼곡, 작품 89’는 영국 버밍햄 트리엔니얼 페스티벌의 위촉으로 1890년에 작곡, 다음 해 버밍햄에서 초연됐다. 오케스트라와 혼성합창단, 4명의 독창자들과 오르간, 징, 북이 동원되는 거대한 진혼곡으로 교회용이라고 하기 보다는 콘서트홀 연주용으로 작곡된 진혼곡으로 유명하다.

지난 2월 23일 저녁 7시 30분 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열린 안토닌 드보르작 작곡 ‘레퀴엠 작품 89’의 공연 독창자들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지난 2월 23일 저녁 7시 30분 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에서 열린 안토닌 드보르작 작곡 ‘레퀴엠 작품 89’의 공연 독창자들. 맨 왼쪽이 베이스 박종민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이 진혼곡은 가톨릭교회 진혼곡 미사의 정경 텍스트를 기반으로 해 13개의 장으로 구성된 것으로, 핵심 주제는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죽은 자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영원히 비추어 주소서’이다. 이 곡은 음악이 가지고 있는 온갖 드라마적인 수단과 광범위한 음색을 사용, 조용한 헌신의 삶을 강조하면서 황홀한 영면을 찬양하는 낭만성을 특색으로 삼고 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절 프리랜서로 나선 후, 올해 초 베를린 국립오페라와의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와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 출연 중인 베이스 박종민은 이날 밤 자신의 독창부분에서 분노와 헌신의 에너지 가득한 발성과 영면에 대한 애절한 애도, 영원한 안식에의 황홀함을 감동스럽게 표현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지휘는 오스트리아 국립방송교향악단 마린 알솝 상임지휘자 대신에 오스트리아 그라츠 오페라 극장 예술감독 겸 그라츠 필하모니 상임지휘자를 지낸 옥사나 리니브가 객원지휘를 했다. 리니브는 올해 초부터 스페인 볼료나 극장의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데, 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에서는 이번이 데뷔 지휘였다.

이날 합창을 협연했던 비엔나 성악아카데미합창단은 164년 전인 1858년 창립돼 오스트리아 합창문화를 창조한 역사적인 합창단으로 1913년부터 비엔나 콘체르트 하우스에 전속됐다. 이 혼성 합창단은 2006년 ‘성악아카데미 챔버 합창단’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결성, 자체의 오케스트라를 가지면서 ‘위대한 합창오케스트라의 문화’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 놓고 있다. 지휘자 겸 예술감독은 하인츠 페르레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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