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 탐방과 해외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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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사회 탐방과 해외취업
  • 임영상
  • 승인 2005.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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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상(한국외대 사학/문화콘텐츠학 전공 교수)

방학이면 한국의 대학(원)생들은 언어연수와 문화체험 혹은 지역연구를 위해 세계로 향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 수가 결코 줄지 않는다. 더욱이 글로벌 시대에 해외연수의 경험이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치밀한 사전준비도 없이 떠나는 경우도 있다.

   
▲ 임영상 교수
2003년 11월, 재외동포재단의 이광규 당시 신임 이사장과 재외한인학회 임원들이 자리를 같이했다. 동포연구를 분과 학문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이이사장에 대한 동포사회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상황에서, 신임 이사장은 대학마다 재외동포 관련 전공 및 교양강의를 개설해 줄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소수 연구자 중심의 재외한인학회의 저변이 확대되고 또 우리 사회가 동포문제의 중요성을 더 인식하기 위해서는 대학생들이 동포사회를 더 깊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날 동포 관련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이 동포사회 봉사활동을 할 경우 지원하자는 방안이 나오기도 했다.

청년실업과 관련, 해외취업이 대학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해외취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금년에 정부는 4천480명의 청년인력을 해외에 파견키로 방침을 정하고 관련예산 350억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해외취업이 쉬운 일인가. 무엇보다 외국어실력이 필요하고 또 해당 지역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부산의 신라대는 동북아비지니스센터를 ‘해외취업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2003년부터 중국 진출 한국계 기업의 인력수요에 맞춰 실무중국어 강좌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인턴을 양성, 파견하여 해외취업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대구 경북대의 ‘해외인턴’ 제도도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당장의 해외취업이 아니라 재외동포사회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가운데 한국의 청년들이 ‘세계를 호흡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최소한 20-30년 전에 정착한 동포는 이미 현지인이다. 따라서 ‘재외동포는 재산이다’라는 말은 더 이상 동포연구자나 활동가의 주장이 아니다. 세계를 알기 위해 현지에서 성공적인 삶을 일구어온 동포사회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탐방해야 할 것인가? 체험과 봉사 위주의 탐방이 적합하다고 본다. 방문하고자 하는 국가와 지역의 명망을 쌓은, 비록 지금은 은퇴한 경우라 하더라도, ‘롤 모델’(role model)이 될 만한 원로 동포를 만나 그의 지난 삶을 디지털카메라로 기록하는 것이다. 한류의 현장을 찾아 취재하는 일도 중요하다. 한글교육과 한국문화를 전할 수 있는 현장이면 더 좋을 것이다.

아울러 영상 콘테스트를 하고 그 자료는 동포재단의 코리안닷넷에 올리는 것이다. 모범이 될만한 동포의 삶이, 동포사회의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다면 동포사회나 한국사회나 모두 유익한 일일 것이다.

IT강국 코리아, 이제 IT를 넘어 CT(문화테클놀로지)이다. 단순히 문화의 시대가 아니라 문화콘텐츠개발의 시대인 것이다. 한국의 청년들이 카메라를 들고 지구촌 방방곡곡을 찾아 문화콘텐츠를 개발할 때가 왔다. 우리가 먼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동포사회에 대한 조사와 연구이다. 동포사회 관련 콘텐츠 그 자체가 산업이다.

그러면 재외동포재단이나 정부 유관기관에서는 어떤 식으로 탐방팀을 지원해야 할 것인가? 대학에서 동포 관련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이면 더 좋을 것이다. 한국외대는 사학과 전공강의로 '해외한인사', 문화콘텐츠학 연계전공강의로 '해외한인문화와 콘텐츠개발', 교양강의로 '세계의 한민족'을 신설했다. 그러나 꼭 강의를 듣지 않아도 될 것이다.

3-5인으로 구성된 탐방팀이 작성한 제안서를 동포연구자와 유관기관이 공정하게 심사하여 전체 경비의 절반 정도만 지원하는 방식이다. 자신도 투자를 해야만 더 열심을 낼 것이기 때문이다. 

ysyim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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