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2년 새해, 중동의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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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2년 새해, 중동의 불확실성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2.01.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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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아랍인의 감염병 대응에 대한 불확실성

2021년 아랍국가들은 Covid-19 대유행을 맞아 큰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도 아랍국가에 기착하는 비행기 안에서 마스크를 벗는 아랍인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걸프국가들 중에는 Covid-19에 대한 정부의 방역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나았는데 그 중에 바레인을 들 수 있다. 

바레인은 방역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해외의 방역 관리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자국 방역팀의 지침에 따랐고 방역에 참여하는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확진자와 사망자를 매일 발표하고 일주일에 한번은 감염 전문가들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바레인 국민들은 정부의 정책에 파트너라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으나 대부분의 아랍인들은 정부가 방역지침을 발표해도 실제 생활에서는 잘 지키지 않았다. 

따라서 아랍을 여행하려는 한국인들은 인터넷에 나온 아랍국가의 Covid–19의 확진자 통계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그 나라의 방역 상황을 확인해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범정부적 감염병 대응과 국민의 높은 참여는 어느 아랍 국가에서도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다. 아랍인들은 2022년 전염병에 대해서는 낙관주의와 비관주의가 존재하고 있지만 우리가 보는 아랍의 감염대응은 각국 정부의 투명성 부족과 아랍인들의 감염병에 대한 잘못된 종교적 신념과 감염병에 대한 무지 때문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아랍 정치 지형에서 불확실성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두 번째 10년에 접어들면서 아랍 정치 지형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만연해 있다. 그 파괴적인 영향력이 아랍 사회에 작용해 일부 아랍 국가에서는 거대한 파괴력을 남기고 있다. 그래서 새해의 아랍 정치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랍 국가로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정치적 변동이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작년에 역내 정치적 상황에서 이란의 지도부는 대부분 상대적 관용에서 극단주의로 기울어졌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진영과 이란 대통령 진영 사이의 상호 경계를 흐릿하게 해 두 진영을 하나로 융합시킨 것으로 보였다. 이것을 두고 일부 아랍인은 이란이 상충하는 정책을 배제할 것이므로 이런 융합을 좋은 소식이라고 관망했다. 그러나 다른 아랍인들은 이러한 융합을 극단주의로 지향할 것으로 보았다. 이란이 아랍국가들 중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예멘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사실 이란은 정치와 보건과 경제적 차원에서 불확실성의 바다에 빠져 있다. 작년에 이란 국가 안에서 1개 이상의 주와 1개 이상의 민족에게서 민중 소요가 발생했었다.

이란 내부뿐만 아니라 이라크의 선거전에서도 선거 구호가 “이란은 나가라, 나가라”라는 말이 선풍을 일으켰고 선거 결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정당들의 득표율이 낮아졌다. 이런 와중에서 이라크 총리 무쓰따파 알카지미를 살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들은 여기  저기에서 충돌을 일으켰지만 선거의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거에서 패배한 진영은 여전히 ​​공격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으나 순니파 이라크인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아랍 국가별 상황에서 본 2021년

예멘의 상황을 보면 이란의 현금 제공, 군사장비 및 군사 전문 지식의 제공이 있었고 레바논의 히즈불라의 도움으로 히즈불라 민병대를 예멘으로 옮기겠다는 위협이 있었지만 히즈불라의 도움을 받는 알후시와 그의 지지자들은 의미 있는 군사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다. 예멘의 마으립 시는 경제적 중요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몇 달에 걸친 포위 공격에도 불구하고 알후시를 거부할 수 있었다.
 
레바논의 상황을 보면 국가의 자유와 화폐, 민간서비스의 문제를 감안할 때 국가가 주도하는  국방정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이란이 과거에 레바논에 강요한 통제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징후로 보인다. 앞으로 몇 달 안에 이란이 핵 파일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이것이 실제로 실현된다면 이란 경제가 살아날 것인가? 아니면 그 재정이 해외로 보내질 것인가? 

알제리의 상황을 보면, 전염병과 아랍 국가 간의 긴장관계로 인해 그동안 개최되지 못한 아랍 정상회의가 금년 3월에 열리도록 준비하고 있다. 아랍 정상회담이 아랍권의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열리기 때문에 지역적 문제가 대두되는데, 그 무엇보다 모로코와 알제리 간의 역사적 분쟁 문제가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아랍 국가들은 모로코의 입장에 대해 분명한 의견을 드러내지 않았다.

튀니지 역시 심각한 경제 문제와 아직까지 정치 개혁 플랜에 소요되는 시간 예측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그런데 정치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 동서양의 간섭에 바람 잘날 없는 리비아에는 재정 확보를 위해 가장 잔악한 무장단체들이 사람들을 살해하고 있다.

리비아는 혼란과 과도기와 충돌이 잦아서, 가까운 시일 내에 선거는 없을 것이고 아마도 일부 아랍 언론들은 리비아에서 금년에도 선거가 치러지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리비아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원점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작년 10월 수단의 총리 압둘라 함둑의 사임으로 수단에서 민간인과 군인간의 공동협력은 사라져버렸다. 군사쿠데타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에 나섰고 그들은 협상도 없을 것이고 흥정도 없고 협력도 안 하겠다고 했다. 2019년 장기독재를 하던 우마르 알바쉬르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 민간인과 군인들이 권력 배분을 앞에 두고 불안한 과도기를 지속하다가 결국 군인들이 권력을 독점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아랍 국가는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국가와 이집트인데 야심찬 개발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이들 국가들은 개발 비용보다 분쟁 비용이 훨씬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12월 초 리야드에서 열린 마지막 정상회담 전에 이집트가 GCC 외무장관 회의에 참가한 것을 보면 이집트가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GCC 국가들이 인정한 것이다. 

아랍의 인접국의 야망

아랍 지역은 인접 국가들의 야망에 의해 포위돼 있다. 지난 10년 이상 레바논의 이란정당 지도자는 아랍 국가에서 이란 민병대가 저지른 테러에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미국인에 의해 살해된 까심 술라이마니의 두 번째 기념식에서 레바논의 이란정당 지도자는 미국이 ISIS를 만들었다고 했고 또 다른 모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전문가들은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과 이라크의 말리키 정권 때문에 ISIS가 생겨났다고 말한다. 하산 알무쓰따파는 사우디아라비아 시아파 무슬림 테러집단을 만들고 이들을 훈련하고 지휘한 것은 이란의 혁명수비대와 레바논의 히즈불라라고 했다.

지리적으로 아랍권과 가까운 터키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을 위한 정상회담이 개최된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 세네갈에서 열린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의 정상 회담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두 곳에서 열린 회담은 팬데믹 기간에 열렸지만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해 개최됐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재의 미국 행정부의 중동에 대한 접근 방식을 주도면밀하게 읽어내는 것도 중동 연구자들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일에 대응하려면

따라서 2022년 희망과 경고가 오버랩 되는 상황에서 중동 정치에서는 항상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기존의 이슬람 담론을 중동의 현장과 동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언론은 서구의 언론보도를 되풀이하거나 짜깁기하지 말고 중동 현장의 밀도 있는 취재와 보도를 강화해야 한다. 더구나 아랍과 중동 세계에 대한 논평은 정치 전문가나 종교 전문가의 입장에만 국한하지 말고 멀티 학제적인 연구와 융합적인 접근을 중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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