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醉中 취재로 특종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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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醉中 취재로 특종 많이 했어요”
  • 조선일보
  • 승인 2005.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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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편집국장 박 블라디미르씨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최대 일간지 ‘베체르느이’

우크라이나 공화국에서도 특히 보수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도네츠크주 최대 일간지 편집국장을 한인 3세가 맡고 있다.  조선일보 18일자 뉴스에 따르면 ‘베체르느이 도네츠크’ 편집국장 박 블라디미르(58)씨가 주인공. 도네츠크는 세계 최대의 석탄매장량으로 유명한 곳이며, 작년 말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빅토르 유셴코에게 패배한 여당 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의 고향이기도 하다.


박 블라디미르씨는 야누코비치를 비롯, 주지사와 시장을 수시로 인터뷰하는 등 이 지역에서 손꼽히는 언론인. 거리에 러시아어 간판이 즐비하고, 우크라이나에서도 ‘러시아 정서’가 가장 강한 이곳에서 현지인 대상의 최대 일간지 편집국장을 고려인이 10년째 맡고 있다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

   
▲ 전화를 받고 있는 박 블라디미르씨

그는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인 러시아인 등 거의 100여 민족이 살고 있는 민족 전시장 같은 곳”이라며 “서로 정서가 다른 여러 민족을 아우르고 결집시키는 역할을 늘 염두에 두고 신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사상 유례없는 결전을 벌인 이번 대선을 우크라이나인도 러시아인도 아닌 고려인이라는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박 국장은 소련 시절 한민족의 비애가 깃든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한인 3세. 카자흐 국립대학을 졸업한 뒤 우크라이나인 부인과 결혼한 뒤 도네츠크에 정착, 31년 동안 살고 있다. 겉으로는 무척 차분해 보이지만 한 인물을 심층 인터뷰할 때는 3, 4시간을 넘겨서까지 계속하며 ‘끝장을 보는’ 집요한 취재 스타일로 우크라이나인 기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두주불사’의 주량을 가진 그는, 필요하다면 보드카까지 주고받으면서 진행하는 취중취재로 특종을 뽑아내 이름을 날렸다. 한 관계자는 “고려인으로서 최대 신문 편집국장을 맡기까지는 그 같은 발군의 취재력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을 누비며 활약한 게 큰 발판이 됐다”고 귀띔했다. 박 국장은 “지난 1988년 북한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한국에는 가본 적이 없다”며 “기회가 되면 고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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