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볼리비아·페루서 여성 폭력 근절 지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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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볼리비아·페루서 여성 폭력 근절 지원 나서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1.09.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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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기구들과 협력해 각각 700만불, 600만불 규모로 젠더기반폭력 대응 사업 추진
9월 1일 오후 6시(현지시각), '볼리비아 UNFPA 성 및 재생산권리 향상을 위한 성 평등 촉진 사업' 착수식에서 (왼쪽부터) 김식현 코이카 볼리비아사무소장, 김기홍 주볼리비아대사, 헤이슨 아우사 볼리비아 보건체육부장관, 린코 키노시타 UNFPA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코이카)
9월 1일 오후 6시(현지시각), '볼리비아 UNFPA 성 및 재생산권리 향상을 위한 성 평등 촉진 사업' 착수식에서 (왼쪽부터) 김식현 코이카 볼리비아사무소장, 김기홍 주볼리비아대사, 헤이슨 아우사 볼리비아 보건체육부장관, 린코 키노시타 UNFPA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코이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은 유엔(UN) 기구들과 협력해 볼리비아와 페루 등 중남미 지역에서 여성 폭력 근절 지원에 나선다고 9월 2일 밝혔다. 

중남미 지역은 전근대적 남성 중심의 문화와 젠더기반폭력에 대한 법적인 제재가 약한 탓에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보호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젠더기반폭력(Gender Based Violence)이란 여성과 여아를 대상으로 가해지는 폭력이 대표적이며, 성(性)을 바탕으로 약자에게 가해지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을 말한다.  

볼리비아의 경우, 현지 통계청의 조사에 의하면 2016년 기준 15~28세 여성 중 44.4%가 지난 1년간 배우자 혹은 동거 연인에 의한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여성의 존엄성 보장을 위한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코이카는 9월 1일(현지시각) 볼리비아 라파스시에 위치한 보건체육부에서 ‘성·재생산권리 향상을 위한 성 평등 촉진 사업’ 착수식을 개최했다.

성·재생산 권리란 개인 스스로가 성·재생산 건강(성과 관련해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을 달성하는 데 있어 적절한 정보와 교육, 수단을 제공받아 각종 차별, 강요,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책임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권리다.

해당 사업은 오는 2025년까지 700만불의 규모로 유엔인구기금(UNFPA)과 협력해 라파스 주와 코차밤바 주에서 진행된다. 코이카는 이 사업을 통해 볼리비아 청소년들에게 성·재생산 권리 보장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고 젠더기반폭력 대응 시스템 및 네트워크 강화와 현지 기관의 역량강화를 지원해 청소년 임신율 감소를 도모하고 성 평등 실현에 기여할 예정이다. 

김식현 코이카 볼리비아사무소장은 “계획되지 않은 청소년 임신과 젠더기반폭력이 볼리비아 청소년들이 완전한 삶을 살 권리를 빼앗고 있다”며 “청소년 전용 포괄적 보건서비스(AIDA) 제공 및 정보 플랫폼 활용 등의 사업활동을 통해 성·재생산 건강에 대한 인식 제고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8월 31일(현지시각) 페루에서 유엔개발계획(UNDP)과 ‘평화판사 역량강화를 통한 젠더폭력 대응 사업’ 온라인 MOU 체결식에서 이정욱 코이카 페루사무소장과 카를라 자카파 UNDP 페루사무소장 대행이 MOU 서명 후 문서를 들어 공개하고 있다. (사진 코이카)
8월 31일(현지시각) 페루에서 유엔개발계획(UNDP)과 ‘평화판사 역량강화를 통한 젠더폭력 대응 사업’ 온라인 MOU 체결식에서 이정욱 코이카 페루사무소장과 카를라 자카파 UNDP 페루사무소장 대행이 MOU 서명 후 문서를 들어 공개하고 있다. (사진 코이카)

한편 코이카는 지난 8월 31일(현지시각) 페루에서 유엔개발계획(UNDP)과 평화판사 역량강화를 통한 젠더폭력 대응 사업 약정서를 체결했다.

페루 정부는 안데스 산간, 아마존 밀림, 농촌 등의 소외지역 주민들을 위해 평화사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지역사회에서 평화판사들이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평화판사는 선거에 의해 선출되는 시민 판사로, 전문 법조인은 아니지만 지역주민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과 체계가 부족하고, 평화판사의 지위 역시 미약해 마을에서 젠더기반폭력 사건이 발생해도 실질적 역할을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코이카는 600만불을 투입해 UNDP와 페루의 평화사법 제도를 개선하고 운영역량 강화에 나선다. 이 사업은 ▲사법부 내 제도개선 ▲평화판사 역량강화 교육 ▲판례DB 구축 ▲경찰, 여성개발부 등 관련 기관 간 평화사법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범사업은 안데스 산간지역에 위치한 카하마르카, 우앙카벨리카, 후닌, 동리마를 중심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해당 지역은 험준한 산지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주민들이 일반사법 서비스에 접근하기 힘들고 남성우월주의 문화가 더욱 만연해 있다.

이정욱 페루 사무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젠더기반폭력 피해자가 이전보다 크게 폭증해 폭력 예방과 근절이 시급하다”며 “평화판사 제도 개선을 통해 젠더폭력으로 고통 받는 안데스 오지 여성 등 취약층의 인권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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