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중국어 번역은 ‘파오차이’ 아닌 ‘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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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중국어 번역은 ‘파오차이’ 아닌 ‘신치’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1.07.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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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훈령 개정…김치의 중국어 번역·표기로 제시했던 ‘파오차이’ 삭제하고 ‘신치’로 명시

최근 김치가 중국의 절임 음식인 ‘파오차이’로 번역돼 자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가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로 명시했다. 

문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훈령 제448호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개정안이 7월 2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 훈령에서는 기존 훈령에서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 용례로 제시했던 ‘파오차이(泡菜)’를 삭제하고, ‘신기(辛奇, 중국어 발음: 신치)’로 명시했다. 

한국어와 달리 중국어에는 ‘기’, ‘김’ 소리를 내는 글자가 없어 김치를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지 못한다. 이에 지난 2013년 농식품부에서는 중국어 발음 약 4,000개 분석, 중국 8대 방언 검토, 주중대사관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김치’의 중국어 표기로 ‘신치(辛奇)’를 마련한 바 있다.

또한 올해 초 김치의 중국어 번역 후보 용어를 추가 검토할 때에도 ‘신치’는 김치와 발음이 유사하며, ‘맵고 신기하다’는 의미를 나타내므로 김치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용어로 선정됐다. 최근 식품업계 등 민간에서 ‘신치’를 비롯한 김치의 중국어 표기 방안을 계속 요구했던 점도 고려됐다. 

개정된 훈령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작성하는 누리집, 홍보 자료 등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정부 부처와 지자체는 김치 관련 중국어 홍보 콘텐츠 등을 제작할 때 김치를 ‘신치’로 표기하게 된다. 민간 부문에서는 해당 훈령 적용을 강제하지 않기 때문에 김치업계 및 관련 외식업계 등에서는 사업 환경에 따라 훈령을 참고해 번역·표기할 수 있다. 

다만,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김치를 판매하는 경우에 김치를 ‘신치’로 단독 표기할 수는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국 식품안전국가표준(GB) 등 현지 법령상 중국 내에서 유통·판매되는 식품에는 제품의 ‘진실 속성(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명칭)’을 반영하는 표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김치수출협의회 등 유관 단체를 통해 우리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치’ 용어의 사용 가능 범위에 대해 자세히 안내할 계획이다.

박태영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김치의 중국어 표기와 관련해 “우리의 김치와 중국의 ‘파오차이’를 구분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훈령에 ‘신치’라는 표기를 명시했다”며 “한-중 문화교류의 해(2021~2022)를 기념해 양국의 음식 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고유문화에 대한 논의와 교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인중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훈령 개정을 통해 김치와 파오차이 간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김치 고유의 표기를 사용해 김치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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