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정체성, 인류 지능·지성 끌어올리는데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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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정체성, 인류 지능·지성 끌어올리는데 기여”
  • 유경조 재외동포포럼 이사
  • 승인 2021.05.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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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김진명 작가, 제117차 재외동포포럼서 강연

“직지와 한글, 반도체 통해 지식과 정보, 저장·전파하는 역할해 인류 지능·지성 끌어올려”
재외동포포럼이 주최한 김진명 작가 초청 강연회가 ‘역사를 통해 보는 한민족의 위기 극복’을 주제로 지난 5월 20일 서울 역삼동 뉴브호텔에서 열렸다. (사진 재외동포포럼)
재외동포포럼이 주최한 김진명 작가 초청 강연회가 ‘역사를 통해 보는 한민족의 위기 극복’을 주제로 지난 5월 20일 서울 역삼동 뉴브호텔에서 열렸다. (사진 재외동포포럼)

“직지와 한글, 반도체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인류의 지능과 지성을 끌어올리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또 향후 어마어마한 반도체 세계가 오는데, 그 미래를 이끌어나가는데 우리가 앞장서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다.”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김진명 작가는 5월 20일 750만 재외동포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김 작가는 이날 오후 서울 역삼동 뉴브호텔에서 재외동포포럼(이사장 권유현)이 개최한 제117차 포럼 초청 강연에서 ‘역사를 통해 보는 한민족의 위기 극복’을 주제로 재외동포들과 온·오프라인을 통해 첫 만남을 가졌다.

김 작가는 재외동포들의 오랜 숙제이자 혼돈의 뿌리인 한국인의 정체성 문제를 비롯해 미중 갈등, 코로나 팬데믹, 한국사회의 문제점 등에 대한 생각을 2시간여에 걸쳐 풀어놓았다.

<고구려> <THAAD> <미중전쟁> 등 그간 역사와 시사를 주제로 작품을 써온 김 작가의 이날 강연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 그는 “해외에 살게 되면 국내에 사는 분들보다 ‘나는 누구냐, 우리나라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느냐’에 민감하게 돼 있고, 외국인이 ‘너희 한국인은 뭐냐’고 물었을 때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근거를 갖고 확고부동하게 말하는데,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뛰어난 3가지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와 세계 최고의 언어인 ‘한글’, 또 하나는 ‘반도체’”라고 말했다.

이 3가지 문물을 관통하는 하나의 개념은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고 전파하는 수단’이란 점이며, 이것이 바로 한국문화의 정체성이라는 것이다. 지식과 정보의 보존과 전파는 인류의 최종적 가치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역사학자와 문화인류학자, 철학자들이 인류가 이제껏 이뤄온 모든 발명 중 ‘넘버원’으로 꼽는 게 금속활자라고 그는 강조했다. 인간에게 있어 지식과 정보가 무기인데, 금속활자가 발명되면서 누구나 물먹듯이 책을 볼 수 있게 돼 모든 사람이 힘을 가질 수 있게 됐고 인류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 작가는 “지능의 역사는 46억년으로, 작은 미생물에서 시작해 무수한 세월을 겪으며 차츰 축적을 거쳐 모든 생명체를 대표하는 지금의 지능과 지성이 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인간은 본능의 세계를 극복하고 본능에 이끌리지 않는 비본능의 세계, 때론 불행과 희생을 선택하며 더 의미 있는 걸 추구하는 이타적인 존재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재외동포포럼이 주최한 김진명 작가 초청 강연회가 ‘역사를 통해 보는 한민족의 위기 극복’을 주제로 지난 5월 20일 서울 역삼동 뉴브호텔에서 열렸다. (사진 재외동포포럼)
재외동포포럼이 주최한 김진명 작가 초청 강연회가 ‘역사를 통해 보는 한민족의 위기 극복’을 주제로 지난 5월 20일 서울 역삼동 뉴브호텔에서 열렸다. (사진 재외동포포럼)

이날 강연의 주제인 한민족의 위기 극복과 관련해선 “우리 존재 자체, 한국인으로 불리는 자체가 너무도 위대한 위기극복의 상징”이라며, 그 이유로 “미·중·러·일 4대 강국이 지금도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그 중 중·러·일과는 수천년간 어깨를 맞대고 살아왔다. 특히 중국은 오랜세월 패권국가로 지내면서 주변국을 모두 복속시키고 흡수했는데, 우리 민족은 독자적인 문화와 정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위기를 극복해왔다”고 설명했다. 고구려 때와 강감찬, 이순신을 구태여 거론할 필요도 없이 우리 존재 자체가 위기를 극복해 온 사실을 웅변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의 역사는 가슴 아프고 안타깝고 멀리하고 싶은 ‘패배의 역사’가 아니라 문화의 시각에서, 지능과 지성의 시각에서 ‘당당하고 떳떳한 역사’”라고 정의했다.

”100년후 나라가 어떻게 될지, 길게 보는 안목 필요“ 지적 
”벤처대학 세워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만들자“ 제의

그는 대한민국의 현 상황에 대해선 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지금 한국의 문제는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전혀 없고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문화할 것 없이 전부 코끝만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라며 “100년 후 어떻게 될 것이며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야하고 우리 민족과 나라는 어떤 환경과 가치를 추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힘이란게 도대체 뭐냐”고 자문하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선 기술강국으로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고 제시하고, 반도체 중심의 AI, 통신과 결합된 자동화시스템의 완성에 국력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술강국을 위한 정치가 하나도 안되고 있다”며 “결국은 사람의 문제인 만큼 벤처대학교를 만들어 전 세계 인재를 불러 모아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재외동포포럼이 주최한 김진명 작가 초청 강연회가 ‘역사를 통해 보는 한민족의 위기 극복’을 주제로 지난 5월 20일 서울 역삼동 뉴브호텔에서 열렸다. (사진 재외동포포럼)
재외동포포럼이 주최한 김진명 작가 초청 강연회가 ‘역사를 통해 보는 한민족의 위기 극복’을 주제로 지난 5월 20일 서울 역삼동 뉴브호텔에서 열렸다. (사진 재외동포포럼)

미중 갈등과 관련해선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줄에 설지 고민하고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전통적 가치에 함몰돼 미국과 중국을 보지 말고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가지고 세계 어느 나라든 우리와 맞는 것을 같이 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 대응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중국은 기록을 많이 갖고 있다. 그 많은 기록은 모두 자기네 관점에서 쓴 것이어서 중국인이 우리에 대해 쓴 것을 믿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동북공정 문제는 과학으로 물리쳐야 한다”면서 중국 우하량(牛河梁)유적이 보여주는 요하문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하량에서는 황하문명보다 1,500년이 더 빠른 문명이 드러났다. 황화와 전혀 다른 문명으로 옥기(玉器), 즐문토기, 적석총 등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유물과 완전히 똑같다”고 지적했다. 김 작가는 “역사기록보다 더 정확한 게 과학이고 고고학이다. 인터넷을 통해 우하량 유적, 홍산문화 등의 용어를 검색해보면 동북공정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풍부하고 자신감 넘치는 지식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117차 재외동포포럼을 겸한 이날 강연회는 오프라인 행사와 병행해 줌과 유튜브로 국내외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포럼 현장에는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김덕룡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이사장, 양창영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대표이사, 신현태 월드옥타 국제통상전략연구원 원장, 이형모 재외동포신문 대표, 조남철 아시아발전재단 상임이사, 조롱제 재외동포포럼 명예이사장, 윤만영 세계한인체육회총연합회장, 이효정 세계한인여성협회 총재, 박삼종 동북아평화연대 사무총장을 비롯해 70여명이 참석했으며, 세계한상대회 리딩CEO 공동의장인 조병태 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이 재외동포를 대표해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왔다. 

재외동포포럼이 주최한 김진명 작가 초청 강연회가 ‘역사를 통해 보는 한민족의 위기 극복’을 주제로 지난 5월 20일 서울 역삼동 뉴브호텔에서 열렸다. (사진 재외동포포럼)
재외동포포럼이 주최한 김진명 작가 초청 강연회가 ‘역사를 통해 보는 한민족의 위기 극복’을 주제로 지난 5월 20일 서울 역삼동 뉴브호텔에서 열렸다. (사진 재외동포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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