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로 깨닫다] 두 종류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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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두 종류의 사람
  • 조현용 교수
  • 승인 2021.03.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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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말은 사람을 구별할 때 유용한 잣대가 됩니다. 우리는 무엇이든지 숫자가 주어지면 그 수에 맞추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틀에 짜인 생각이라는 점에서는 답답해 보이기도 하나 생각을 정리하여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데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좋은 방법이니 필요할 때는 취해야겠지요. 연설문이나 논설문, 설명문에서도 이런 방법이 자주 쓰입니다. 주로 예를 들 때는 세 가지 정도로 나누어 제시합니다. 정반합(正反合)의 구조라고나 할까요? 왠지 더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느낌이 납니다.

분석 대상을 둘로 나누면 명확히 갈라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우리 삶에는 둘이 나눔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죠. 대표적으로 음양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음양의 조화라는 말을 보면 음과 양은 서로 다투는 게 아니라 함께 하여야 더 아름다운 일로 보입니다. 다름을 ‘다툼’으로 강조해서는 안 됩니다. 음양의 대표는 여자와 남자입니다. 남녀라고도 하죠. 밤과 낮도 음양을 상징합니다.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그 기준이 불명확하기도 합니다. 어른과 아이도 그런 예로 보입니다. 밤과 낮도 그럴 수 있겠습니다. 때로는 세상이 나누어지지 않음을 깨닫는 것도 분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말은 제가 일본어 공부를 할 때 나온 읽기 지문입니다. 외국어 공부는 언어뿐 아니라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문제를 지문에서 만나게 되면 곰곰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새로운 삶을 살기도 합니다. 외국어 공부의 좋은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좋은 지문이 필요하겠네요. 언어를 가르치는 사람은 내용에 대해서도 늘 고민을 해야 합니다. 예전에 언어를 배우던 교재는 주로 고전이었습니다. 한자를 배우고 라틴어를 배웠는데 세상을 만나고 다시 태어나게 되었던 겁니다.

제가 읽은 일본어 지문에서는 여러 가지 사람의 분류가 나와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분류도 많았고, 정말 그렇구나 하고 무릎을 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먹어도 살 안 찌는 사람과 먹기만 하면 살이 찌는 사람의 분류는 맞아 맞아 하며 웃음이 났습니다. 제가 참석하는 일본어 시간에는 지문을 읽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에 저도 사람을 두 종류로 나눈다면 어떤 예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람을 두 종류로 나눈다면 어떤 예들이 있을까요? 처음에는 재미있는 예들이 떠오르다가 문득 전에 썼던 글이 생각났습니다.

그 내용은 행복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행복한가에 관한 저의 질문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행복해 지고 싶습니다. 이 말은 다시 말하면 지금은 행복하지 않다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행복이 소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이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이 말은 지금 세상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행복하지 않은가요? 세상은 살 만한 곳이 아닌가요? 우리는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어렵지만 생각을 바꾸어야 행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두 종류의 사람은 세상에는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자신이 행복한 줄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이 세상이 좋은 줄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사람은 모두 행복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 좋은 세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내 눈과 머리를 감싸고 있는 한 겹이 세상을 달리 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한 겹을 걷어내야 합니다.

참으로 어려운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쩌면 모든 종교는 이 이야기를 제대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살면서 다다르려고 하는 경지일 겁니다. 얼핏 불행처럼 보이는 수많은 일도 사실은 행복이 모습을 바꾸고 있는 한 부분이라는 점을 깨닫는 것입니다. 행복이 늘 즐거운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행복에는 아픔도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프지만 행복합니다. 세상에는 행복에 관해 두 종류의 사람이 있지만 모두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프게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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