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출입국관리법 상 통고처분(범칙금) 제도의 문제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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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출입국관리법 상 통고처분(범칙금) 제도의 문제점 (3)
  • 강성식 변호사
  • 승인 2021.02.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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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지난호에 이어서) 즉, 교통범칙금 또는 경범죄범칙금을 내지 않은 경우도 당사자가 억울한 경우에 억울함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범칙금을 내는 것을 거부하여야 한다. 다만 출입국관리법 상 범칙금을 내지 않은 경우와 달리, 교통범칙금이나 경범죄범칙금 납부를 거부하고 이의신청을 하면, 형사고발되는 것이 아니라 즉결심판에 회부된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법위반행위에 대한 특별한 형사절차이다. 별도로 형사고발하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으며, 즉결심판에서 바로 판사가 유무죄 여부 및 처벌의 정도를 결정할 수 있다.

이 즉결심판이 갖는 특징은, 즉결심판에서 유죄판단을 받더라도 전과기록에는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1호). 따라서 교통범칙금이나 경범죄범칙금을 받은 당사자로서는, 전과가 남을 수도 있다는 걱정 없이, 억울한 부분이 있는 경우 즉결심판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장해볼 수 있게 된다.

출입국관리법 상 범칙금 제도는 왜 이런 즉결심판 제도를 두지 않고 있는 것일까? 출입국관리법 상 범칙금 제도가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한 번 살펴보자. 1967년에 출입국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일부 경미한 출입국사범들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범칙금 제도를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1977년에 다시 출입국관리법이 개정되면서, 거의 모든 출입국사범들에 대해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게 바뀌었다. 단, 금고이상의 형에 해당될 정도로 중한 출입국사범은 범칙금 부과대상에서 제외되었고, 벌금형에 해당할 정도의 경미한 출입국사범만 범칙금 부과대상이 되었다. 현재 출입국관리법은 이 틀을 거의 유지하고 있다.

1967년 개정된 출입국관리법 제71조 (통고처분) ①출입국관리공무원이 용의자에 대한 위반조사를 마친 때에는 사무소장은 제66조제3호ㆍ제7호 및 제9호 내지 제11호ㆍ제68조ㆍ제69조의 규정에 위반한 사건이 그 범증이 충분한 때에는 용의자에 대하여 통고처분으로써 그 이유를 명시하고 벌금에 상당한 금액을 사무소장에게 납부할 것을 통고할 수 있다.

1977년 개정된 출입국관리법 제94조 (통고처분) ①사무소장은 출입국사범에 대한 조사결과 범죄의 확인을 얻은 때에는 그 이유를 명시하여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납부할 것을 통고할 수 있다. 다만, 제92조(罰則)에 해당하는 사건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사무소장은 조사결과 그 사건내용이 금고이상의 형에 처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즉시 고발하여야 한다.

왜 출입국관리법에 범칙금 제도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경미한 출입국사범에 대해 범칙금 부과가 가능하도록 하였는지는, 1977년 개정 당시 국회 심사보고서에 포함된 전문위원 검토보고에 아래와 같이 일부 드러나 있다.

3. 전문위원 검토보고의 요지

“위반자(예컨대 관광을 위한 기항지상륙허가를 득한 후 그 기간을 초과한 자)가 그 위반사실을 승인하고 조속히 출국을 원하는 경우에도 현행법과 같이 장시간이 소요되는 일반소송절차에 따르도록 요구하는 것은 동인에게 막대한 불편을 주는 폐해가 있다고 하겠으므로 벌금형에 처함이 상당한 경미한 출입국사범에 대하여는 신속・간이한 통고처분제도를 활용 그 적용범위를 확대토록 한 것은 진보적인 개정이라고 사료됨”

즉, 외국인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였으나 그 위반한 정도가 경미한 경우, 그 외국인이 빠른 출국을 원하고 있음에도 국내에 잡아두면서 형사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그 외국인이 저지른 위반행위에 비해 너무 과도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것이므로, 신속・간이한 방식으로 처벌을 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다만 도로교통법에는 1973년에, 경범죄처벌법에는 1980년에 각각 범칙금 미납시 즉결심판에 회부하는 규정이 생겼으나, 출입국관리법은 그 즈음까지는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많지 않아 문제되는 경우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즉결심판에 회부하는 내용이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출입국사범의 경우, 사실관계가 비교적 명확하고 간단한 경우가 많아서 굳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형사재판까지 진행할 필요성이 적기 때문에, 경미한 출입국사범에 대한 범칙금제도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이 있다. 다만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는 않도록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의 제도는 억울한 피해자가 억울함을 참고 피해를 감수하도록 강제하는 측면이 있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결심판의 성격이 경미한 법위반사실에 대해 간이한 절차로 처벌을 하는 특별한 형사절차인 점을 고려하면, 벌금형에 해당되는 경미한 법위반을 저지른 출입국사범에 대해서도, 형사처벌 전과기록이 남지 않도록 즉결심판에 회부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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