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김완중 전 LA총영사, 에세이집 ‘나성에 가면’ 펴내
상태바
[신간] 김완중 전 LA총영사, 에세이집 ‘나성에 가면’ 펴내
  • 서정필 기자
  • 승인 2021.02.10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년 베테랑 외교관이 외교 현장에서 느낀 ‘한국 밖의 한국’ 이야기
‘나성에 가면’ 표지

김완중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의 에세이집 ‘나성에 가면’(2021, 컬처플러스 / 288p)이 최근 출간됐다.

이 책에서는 30년 경력의 외교관으로 최근까지 로스엔젤레스 총영사로 현지 교민과 동고동락한 저자가 외교 현장을 발로 뛰며 접하게 된 ‘한국 밖의 한국’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저자는 도산 안창호의 가족 이야기를 비롯, 일제강점기 해외 임시정부 역할을 했던 대한인국민회, 그리고 한인들의 남모를 정체성에 대한 고뇌,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영사 업무와 자국민 보호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담한 어조로 써내려갔다. 

나성(羅城)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위치한 도시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음역어로 1백 년 전부터 한인들이 이민을 갔던 대표적인 도시다.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첫 해외이민이 시작된 지 110여 년이 흐른 지금 LA에는 80만 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 미 본토 최초의 한인타운인 파차파 캠프도 이곳 LA와 가까운 리버사이드에 있었다. LA를 포함해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은 250만 명이고,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은 750만 명에 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LA판 국립현충원이라 할 수 있는 로즈데일 공원묘지, 현재 남가주대학 한국학 센터로 사용되고 있는 도산 안창호 선생 가족이 생활했던 가옥, 항일 비행학교 사적지 등을 방문하며 느꼈던 한인들의 피땀과 애환을 들려준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도산 안창호에 대해 많은 페이지에 걸쳐 이야기한다. 오렌지 농장에서 마른 모습으로 작업복 차림에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진 속 도산 안창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신사복 차림의 도산과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오렌지 하나를 따더라도 애국하는 마음으로 따라”는 그의 말이 실감나게 한다.

아흔이 넘은 도산의 막내 아들 랠프 안을 미 현지에서 만나기도 했던 저자는 “랠프 안은 아버지 도산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도산의 유지를 받들어 정직하고 근면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멋진 노신사”라고 평하기도 한다.

또한 친일파 외교 고문 스티븐스를 처단해 미주 독립운동의 횃불을 드높인 장인환·전명운 의사, 3·1 운동 직후 캘리포니아 중부 윌로우스에 항일비행사 훈련학교를 세우고 임시정부 군무총장을 역임한 노백린 장군, 헤이그 평화회의 대표단 통역을 맡은 송헌주 선생, 김구의 『백범일지』에도 나오는 임천택 선생을 비롯 해외에서 “독립은 아니보리”라는 각오로 구국활동을 벌였던 독립투사와 선조들을 소개한다.

악몽 같았던 LA 폭동, 미국 시민권을 받지 못한 한인 입양인이 1만 8천 명, 현지 랭카스터 교도소에 수감된 한인들, 길거리에서 고통받는 한인 노숙자 등 메트로폴리탄 너머 어두운 구석에 뒤섞여 있는 동포사회가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2003년 대한인국민회 총회관 건물 복원공사 중에 발견된 유물로 지난해 독립기념관이 광복 75주년 기념 특별전을 통해 국민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던 태극기·대한독립선언서·독립의연금 영수증 등의 사진 일부를 부록으로 실어 독자들이 안방에서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 김완중 실장은 “이 수기를 통해 질곡으로 얼룩진 우리 역사 속에서 오늘을 숨 쉬며 내일을 열어가는 80만 LA 동포를 비롯한 750만 해외 한인의 마음을 전하고, 영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계국가의 절실한 고민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