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로 깨닫다] 코끝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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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코끝을 꿈꾸다
  • 조현용 교수
  • 승인 2021.01.0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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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우리 몸은 각각의 중요성이 있습니다. 모두 몸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 코는 특이한 점이 많은 곳입니다. 코는 자기가 중심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선 코는 나를 가리키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일본 등의 나라에서는 나를 가리킬 때 코를 가리킵니다. 코가 나의 대표인 셈입니다. 한자에서 나를 나타내는 스스로 자(自)가 원래는 코[鼻]를 나타내는 글자였다는 점도 코가 나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입니다. ‘내 코가 석 자’라는 속담에서도 코가 내 상황을 의미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콧대가 높다’와 같은 표현에서는 자신감, 자만심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역시 나와 관계가 있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는 붉게 변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날씨가 추우면 코부터 빨개집니다. 술을 많이 마셔도 코가 빨개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술주정뱅이를 그릴 때 코를 빨갛게 그리기도 합니다. 또한 코를 자꾸 만지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는 긴장하거나 뭔가 숨기고 있을 때 코를 만지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코는 거짓말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코를 만지는 것이 거짓말을 하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자꾸 코를 만지는 습관이 있다면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하면 다른 곳이 아니라 코가 길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코는 우리의 감정을 보여줍니다. 눈물이 참을 수 없는 감정의 쏟아짐이라면 코는 감정을 누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코끝이 찡해지는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주로는 감동적인 장면에서 코끝이 찡해 옵니다. 감동이라는 말이 감정이 움직이는 것이니 감동이 코끝으로 몰려 온 느낌입니다. 왠지 모르지만 눈물의 전 단계 느낌도 있습니다. 코끝이 찡해지면 나도 모르게 코에 힘을 주고 인상을 쓰게 됩니다. 어찌할 줄 모르는 내 감정을 보여줍니다.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코끝에 더 힘을 주게 됩니다. 콧등이 시려오고, 입술도 더 다물게 됩니다. 내 속에 담긴 감정의 흐름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합니다.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엉뚱하게 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코끝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건 바로 저의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합니다. 며칠 전에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는데 코끝이 찡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 봉사하는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떤 말로 위로가 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말이 올해의 유행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코끝’입니다. 엉뚱합니다만 저는 코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코로나 끝’이 동시에 생각이 났습니다. 올해는 ‘코끝’의 세상이기 바랍니다. 코끝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기 희망합니다. 작년의 유행어에는 고통이 쌓여 있었는데 올해의 유행어에는 희망이 가득하기 바랍니다. 즐거운 유행어를 꿈꾸어 봅니다. 그런 유행어를 우리가 만들어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 코로나로 너무나 힘들기는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고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고 계획해 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보면 코로나가 안 끝나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기는 어렵지만 그래서 더욱 자주 전화를 드릴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오히려 새로 시작하는 일도 많습니다.

갑자기 코끝이 찡해 옵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도 고통이 됩니다.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고통에 마음이 아려옵니다. 힘들지만 버텨내고 모두 건강하기 바랍니다. 그래서 꼭 다시 일어나기 바랍니다. 다시 밝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힘든 일보다 기쁜 일이 더욱 많기 바랍니다. 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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