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변화하는 아랍(5) : 아랍 사회의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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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변화하는 아랍(5) : 아랍 사회의 정신건강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0.12.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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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2020년 하반기, ‘변화하는 아랍’에 대한 글을 시리즈로 엮어 보았다. ‘실업과 무신론에 내몰리는 아랍 청년들’, ‘의식구조와 종교성의 변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수단과의 평화협정에서 아랍 외교의 변화’, 그리고 이번 주제는 ‘아랍 사회의 정신 건강’이다.

경제와 정치문제에 몰두한 아랍청년들,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

아랍인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드러낼 때 물질적인 요인에 집중해 왔다. 아랍 혁명 이후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자주 나왔지만 실질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9년부터다. 대부분의 아랍인들은 정신병원에 가는 것을 꺼려한다. 더구나 코로나19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우울증(depression)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아랍 이슬람 사회의 심리적 건강은 다른 국가에 비해 두 배로 나빠졌다(알샤르끄 알아우사뜨 12월 12일자)고 한다. 

우울증(이크티압), 정신분열, 자기애성 인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당혹감을 갖는 아랍인들이 늘고 있고 심한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통계에 따르면 튀니지 국민의 4분의 1이 우울하다고 하고, 모로코 인구의 절반은 우울증, 불안증세, 정신분열 등의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리비아 전 인구 700만명 중에서 백만명 이상이 정신건강의 돌봄이 필요하다고 했다. 어려운 일에 농담과 웃음으로 넘기는 이집트인들이지만 국민의 4분의 1이 일종의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회 발전과 변화는 의지와 야망이 있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도전정신이 있어야 하는데, 정신건강이 바닥을 치면 사회적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 아랍사회가 안고 있는 정신건강의 실상을 좀 더 찬찬이 들여다보면 그 원인들이 아랍사회에서 과거에 일어난 사건과 연관된다. 특히 정신분열과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발생하고 또 다른 하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연관되는데 그것은 불안과 우울증이 해당된다.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자신이 중요하다는 느낌의 과다, 존경에 대한 과도한 요구, 타인에 대한 공감 결여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연령대를 조사해 보니 청년층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울증이 더 심했다. 이런 현상은 곧 사회적 위기와 경제적 어려움을 낳게 한다.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는 아랍 청년들,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오늘날 이 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위험한 것은 아랍사회가 정신 건강 문제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제적인 문제와 정치적인 문제에는 아주 관심이 많지만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사실 아랍인들이 2011년 아랍혁명 이후 심리적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대단히 많았는데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한 아랍인들이 많지 않았다.
 
한 통계에 따르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아랍인 비율이 31%에 달했고, 아랍 청년들의 54%는 치료를 충분하게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 이주한 일부 아랍인들이 그들을 돕는 한국인들을 매우 힘들게 한다는 말을 최근에 들었는데, 사실 우리나라에 이주한 아랍인들은 청년이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 심리적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1980년대 아랍인들과 2020년에 만나는 아랍인들을 비교하면(필자의 아랍국가 여행에서 얻은 경험에 비추어보면) 1980년대 초 아랍인들이 정서적으로 훨씬 더 안정돼 있었다. 사회심리를 전공하는 아랍인의 말에 따르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회에서 아이가 자란다면 도덕적으로 결핍된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가장 큰 장애는 '정신질환을 자신과 가족의 불명예'라고 낙인찍는 것

아랍인 의사들은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신체건강과 정신건강 간의 관계에 대해 “신체가 건강하면 정신이 건강하고, 정신이 건강해야 신체가 건강하다”라고 한다. 아랍 청년들이 심리적인 질환을 의사, 각급 학교 교사나 부모들과 같이 의논하는 것을 수치로 여기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2019년 아랍 청년 연구보고에 따르면 2억의 아랍 청년들 중에 우울증, 불안(anxiety) 장애, 중독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설문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만일 자신이 정신 질환(psychiatric disorder)을 겪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랍인들의 실질적인 문제는 이런 정신 질환의 문제를 수긍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신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치욕, 불명예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랍인의 남녀 18세에서 24세까지 응답자 중 절반이 의료적 치료를 받는 것이 오명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GCC(걸프 협력 이사회)의 청년들 중 62%는 정신질환을 수긍하겠다고 말하지만 아랍사회는 아직도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다. 아랍 청년들은 학업과 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이력과 일상생활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청년들이 많다.

아랍인들은 정신건강을 수십 년간 등한시해 왔고 오로지 신체건강에만 치중해 왔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랍 청년들이 메티칼 케어 받는 것을 지체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의료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정신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부다비의 자이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저스틴 토마스는 “아랍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여러 아랍국가에서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적기”라고 말한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랍인들은 정신건강 문제를 피하거나 오명을 씌우거나 사탄 때문이라고 하거나 그런 사람에 대한 차별을 계속하고 있어서 정신건강 이슈가 아직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아랍인들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을 자주 조롱하거나 대인관계에서 배제시키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서 정신건강 케어를 받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샤르자의 알자흐라 병원의 심리치료 전문의 샤주 박사는 아랍사회에서 정신 건강에 대한 무지, 동기 부족, 시설 부족, 훈련된 전문의 부족, 정부의 재정 지원 부족 그리고 보험 적용 범위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1,085명에 대한 설문조사(2019년)에서 72%는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을 받으면 정신건강 전문의를 찾겠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62%), 자해(61%), 환청(56%), 불안 장애(55%), 외상 후 스트레스(53%)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전문의의 도움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한다.

아랍사회의 정신 건강 문제는 종교인 리더들이 먼저 논의해야 한다

아랍 청년들 특히 사춘기에 있는 아랍인들에게 정신건강 문제가 확산돼 있어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중에서 학생들의 우울증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실태조사가 확대돼야 하고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랍사회의 특성상 이런 정신건강 문제는 종교인 리더들이 먼저 논의해야 하고, 학교와 대학의 교과과정에 정신건강 이슈를 도입하고 정부 지원의 정신건강 프로그램 그리고 대중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미디어의 역할과 지역사회의 이벤트가 함께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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