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일제강점기 미주 한인 1,589명 ‘징병등록증’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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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일제강점기 미주 한인 1,589명 ‘징병등록증’ 수집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0.12.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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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정부가 ‘징병법’에 따라 미국 내 거주하는 외국인 남성 대상으로 작성한 자료

1,589명의 미주 한인 징병등록증 분석 결과, 정등엽·박기벽 선생이 독립유공자 포상자임을 확인
박기벽 선생 징병등록증 자료 (사진 국가보훈처)
박기벽 선생 징병등록증 자료 (사진 국가보훈처)

국가보훈처(처장 박삼득)는 1941년 태평양 전쟁 발발일인 12월 8일(미국 하와이 시간 12월 7일)을 맞아 미국 연방정부가 작성한 미주 한인 ‘징병등록증’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징병등록증은 제28대 대통령인 우드로 윌슨 정부가 1917년 5월 18일 연방의회가 승인한 ‘징병법’에 따라 미국 내 거주하는 18~45세의 외국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자료이다. 보훈처는 “당시 미국에 거주했던 한인 남성들은 이 법에 따라 1917~1918년과 1940~1945년에 징병등록증에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미주 한인 ‘징병등록증’이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보훈처의 ‘해외사료 수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코스탈 캐롤라이나 대학교 사학과 교수 브랜든 팔머(Brandon Palmer) 씨에게 수집을 의뢰했었다. 

보훈처는 이번에 수집된 총 1,589명의 미주 한인 징병등록증을 분석한 결과, 이 중에서 정등엽(2017년 대통령표창) 선생과 박기벽(1998년 애족장) 선생이 독립유공자 포상자임을 확인했다. 

징병등록증에는 생년월일, 주소 등 개인신상은 물론 가족관계와 직업, 학력까지 기록돼 있어, 미주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했으나 가족관계 불명으로 훈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훈처는 올해 순국선열의 날(11.17)까지 독립유공자로 총 16,410명을 포상했으며, 이중 미주지역 독립운동가는 332명이다. 특히 미주지역 독립운동가 포상자 중 178명이 후손을 찾지 못해 훈장이 전수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징병등록증 공개와 관련해 김도형 독립기념관 연구위원은 “징병등록증을 보면 미주 한인들이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기재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의 식민지 신민이 아닌 독립국가 한국의 국민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미주 한인들에 대한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가 담겨 있어 향후 독립운동사 및 미주 한인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사료”라고 평가했다. 

보훈처는 “이번 사료를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미주지역 독립유공자 발굴을 통해, 독립운동가 한 분이라도 더 찾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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