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영국협의회, ‘2020 남북 출신 동포 평화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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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통 영국협의회, ‘2020 남북 출신 동포 평화포럼’ 개최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0.12.0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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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 한국인 4만명, 탈북민은 800여명 거주…전 세계서 한국 다음으로 탈북민 가장 많아

30년 전 한국인들이 형성한 이민사회에 10년 전부터 탈북민들이 합류
민주평통 영국협의회는 지난 11월 21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2020 남북 출신 동포 평화포럼’을 개최했다. (사진 민주평통 영국협의회)
민주평통 영국협의회는 지난 11월 21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2020 남북 출신 동포 평화포럼’을 개최했다. (사진 민주평통 영국협의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영국협의회(회장 장도순)는 지난 11월 21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2020 남북 출신 동포 평화포럼’을 개최했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한국 다음으로 탈북민들이 가장 많이 이주해 살고 있는 국가이다. 현재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탈북민 800여명이 주로 런던 남부 한인타운인 뉴몰든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현재 영국에 4만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30년 전부터 이민을 와 형성한 영국 한인사회에 10년 전부터 탈북민들이 합류하면서 ‘미리 온 평화통일 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평통 영국협의회는 이번 포럼을 개최한 이유에 대해 “남북 출신 동포들은 영국 내 한인타운인 ‘뉴몰든’에서 함께한 10여년 동안 직장이나 자녀들 학교에서, 식당이나 교회, 모임 등에서 자주 만나고 있지만 아직 서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많지 않았다”며 “지난 1월 민주평통 영국협의회가 개최한 ‘남북한 설 잔치’를 통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좋은 경험을 토대로 그동안 지내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점과 좋은 추억들을 이야기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토론의 장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속의 리틀 코리아(Little Korea) 미리 온 평화’란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은 뉴몰든 거주 북한 출신 동포 2명과 남한 출신 동포 2명이 토론자로 참여한 가운데 채은정 민주평통 영국협의회 탈북자교류분과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포럼에는 민주평통 영국협의회 장도순 협의회장과 소속 자문위원 뿐만 아니라, 주영국한국대사관 박은하 대사와 이승신 공사, 박종범 민주평통 유럽·중동·아시아지역회의 부의장,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그리고 다른 지역 평통자문위원과 한인사회 관계자들이 온라인으로 참석해 남북한 동포들의 토론을 지켜봤다. 

이날 토론에서 뉴몰든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 출신 고선영(전 한겨레 탈북민학교장) 씨는 “영국 내의 한인사회가 잘 조성돼 있어 영국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이민 역사가 오래된 한국인들은 생활이 안정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부모들은 커피를 마시고 쇼핑을 하는데 비해, 탈북민 출신 엄마들은 주로 식당이나 마트에서 일하다 보니 어울리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북한 청진 출신으로 뉴몰든에 거주하고 있는 인권활동가 박지현 씨는 “영국에 와 힘들고 어려웠을 때 한국식당 사장님이 음식을 나누며 베풀어준 한국의 정이 남과 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중요한 교감으로 아직도 가슴속에 따뜻하게 남아 있다”고 얘기했다.  

한국 측 대표로 토론에 참여한 신문경 한국어학 박사는 “남과 북의 언어 변화를 주제로 영국 요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70년간 서로 다른 정치·사회·경제 시스템 속에서 살며 많은 것이 서로 달라졌고 이것이 언어의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된 것”이라며 “한국 국립 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일반어의 38%, 전문어의 66%에서 남북한이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언급했다.  

한국 측 토론자인 민주평통 영국협의회 부간사인 임혜정 씨는 “영국에서는 북이든 남이든 소수민족일 뿐이다. 아이들이 소수민족으로 받는 차별을 최소화하는 게 어른들의 책임이며, 이것을 위해 어른부터 화합하고 소통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값진 교육이 될 것”이라며 “통합을 위해 남북 출신이 함께 뉴몰든에서 커피 모임이나 편하게 맥주 한잔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토론의 사회를 맡은 채은정 민주평통 영국협의회 탈북자교류분과장은 “뉴몰든에서 남과 북이 10년째 공존하고 있다. 식당이나 마트, 이삿짐업체 등에서 함께 일을 하면서 깊이 얽혀있지만, 감정적으로는 아직도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영국에서 살아남아야 하니 우리는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한반도 역시 미국과 일본, 중국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토론을 마친 후 온라인으로 세계 각국에서 참석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은 다양한 질문과 함께 남북 출신 동포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뉴몰든 한인사회에 많은 지지를 보냈다. 

민주평통 영국협의회 관계자는 “한반도에서 앞으로 통일을 준비하면서 단절된 70년을 극복하기 위해 실제적으로 민간차원에서 함께 준비할 일들을 다시 생각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된 의미 있는 토론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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