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 선양 ‘아름다운 사람들’이 세운 조선족 홍기포 마을의 ‘솟을 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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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 선양 ‘아름다운 사람들’이 세운 조선족 홍기포 마을의 ‘솟을 삼문’
  • 양남철 중국 신민시 홍기보 명예촌장
  • 승인 2020.10.3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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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아름다운 사람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사진 ‘아름다운 사람들’)

중국 요녕성 선양에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한인 봉사모임이 있다. 이 모임은 지난 2015년 당시 중국 선양 호남향우회장을 맡고 있던 필자를 중심으로 형성돼 이후 지금까지 선양 인근 조선족 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교류하며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홍기포 마을 110주년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辽宁省 新民市 胡台镇)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红旗堡村)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이곳은 현재까지 100% 순수 조선족 거주마을로 수전농사를 중심으로 총 456호 1,296명이 살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아름다운 사람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사진 ‘아름다운 사람들’)

마을입구에 세워진 마을 100년 역사를 살펴보면, 홍기포 마을은 1910년 길용만 어르신으로 시작해, 1912년 여씨, 심씨, 최씨 어르신 3호가 일제의 탄압을 피해 이주해왔고, 1915년에는 심양 서탑에 살던 이원창 어르신 가족 등이 합류하면서 수전농사를 중심으로 한 조선족마을로 번창하기 시작했다고 기록돼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은 지난 2015년부터 홍기포 마을을 찾아 6년째 교류하며 봉사해 왔고, 특별히 올해 110주년 기념식을 맞아, 마을입구에 우리 한옥의 전통양식인 ‘솟을 삼문(三門)’과 기념석을 건립하고, 마을에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아름다운 사람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사진 ‘아름다운 사람들’)

기념식에는 김향실 촌지부 서기(村支部书记), 이파(李波) 진정부 포촌간부(镇政府 包村干部), 이야(李野) 호태진 제1서기(胡台镇第一书记), 안도연 홍기포 마을 촌민대표, 대한민국 전라홍보관인 필자, 선양한국인(상)회 박영완 전임회장, 오성일·안성규·이경아 부회장,재선양 영남향우회 이용만 전임회장,재선양 호남향우회 양우성 수석부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기념식은 김향실 촌지부 서기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이파(李波) 진정부 포촌간부(镇政府 包村干部),이야(李野) 호태진 제1서기(胡台镇 第一书记), 안도연 홍기포 마을 촌민대표, 선양한국인(상)회 박영완 전임회장 그리고 필자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어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친필 현판액자를 오성일 선양한국인(상)회 부회장이 김향실 촌지부 서기에게 전달했고, 김 서기는 홍기포 마을을 위해 아낌없는 후원을 보내준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아름다운 사람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사진 ‘아름다운 사람들’)

내빈들은 마을입구 ‘솟을 삼문’ 옆에 세워진 기념석을 공개했는데, 기념석 앞면에는 홍기포 마을의 유래와 100년 역사를 기록했고, 뒷면에는 홍기포 마을 주민들의 이름과 홍기포 마을을 위해 후원한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름을 새겼다.

참석한 내빈들과 마을 주민들 모두가 대문 안을 통과하며 마을의 번영과 모두의 건강을 기원했고, 이어 흥겨운 농악 한마당과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며 풍성한 음식을 나눴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아름다운 사람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사진 ‘아름다운 사람들’)

‘솟을 삼문’에 축복의 마음을 담다

이날 기념식은 홍기포 110주년을 더 잘 기억하고 마음에 담기 위해서이다. ‘솟을 삼문’은 좌우 양쪽에 문 2개를 포함해 모두 문이 3개라서 ‘솟을 삼문’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가운데 문 하나만 있는 것은 ‘솟을 대문’이라 말하기도 한다.  

앞으로 홍기포 마을 입구에서 오고 가는 모든 분들을 환영하고 환송할 ‘솟을 삼문’ 각각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면 어떨까 싶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아름다운 사람들)
지난 10월 28일 요녕성 신민시 호태진에 위치한 홍기포 마을에서 마을 탄생 110주년 기념행사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매우 뜻 깊고 성대하게 열렸다. (사진 ‘아름다운 사람들’)

첫째 문은 ‘과거 기억(記憶)의 문’으로, 이제부터 ‘솟을 삼문’을 통해 홍기포 마을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110년 전 고국을 떠나 낯선 땅에서 맨손으로 농사를 시작하고 가족을 지키며 멋진 조선족 마을로 번창시킨 선대 어르신들의 불굴의 개척정신과 노고를 기억하고 감사했으면 좋겠다. 

둘째 문은 ‘현재 교류(交流)의 문’으로, 이번 110주년과 ‘솟을 삼문’ 설립을 계기로, ‘아름다운 사람들’ 외에도 더 많은 좋은 분들이 홍기포 마을을 찾아 특별히 한중 간 우호증진 교류가 배가 됐으면 좋겠다.  

셋째 문은 ‘미래 번영(繁榮)의 문’으로, 현재 조선족 마을들이 주민들의 한국행 및 도시이주로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젊은이들이 없어 미래가 불투명한데, ‘솟을 삼문’을 통해 홍기포 마을을 향한 미래지향적 교류와 투자도 크게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양남철 선양 사미란 유한공사 대표
           양남철 대표


◆기고자 소개

양남철(梁南喆)

- 중국 선양 전라홍보관 대표 
- 선양 사미란 유한공사 대표
- 중국 선양한국인(상)회 자문위원
- 중국 신민시 홍기보 명예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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