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근대 음운서 ‘말의 소리’, 100년만에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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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근대 음운서 ‘말의 소리’, 100년만에 복원
  • 서정필 기자
  • 승인 2020.10.0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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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발행된 주시경 선생 마지막 저서…574돌 한글날 계기로 복원작업 실시
‘말의 소리’ 복원 처리 전과 후 (사진 국가기록원)
‘말의 소리’ 복원 처리 전과 후 (사진 국가기록원)

국가기록원은 10월 9일 574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학회에서 소장 중인 최초의 근대 국어 음운서 ‘말의 소리’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말의 소리’는 일제강점기 시대 한글연구와 보급을 통해 민족 의식을 고취시킨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1876~1914)의 마지막 저서로 1914년 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국어 음운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본문이 모두 순한글로 작성돼 있다는 것이다. 장수는 표지까지 총 72매이며 본문과 부록으로 나눠 구성돼 있다. 부록을 제외한 전체 내용은 순한글이다.

본문에는 ▲음의 성질 ▲자음‧모음의 분류와 배열 ▲자음접변 ▲자음‧모음의 결합 ▲음절 등으로 구성됐으며 각 항목마다 풀이와 보기, 참고사항 등이 자세히 설명돼 있다.

부록에는 ‘훈민정음’과 ‘용비어천가’ 서문 등과 우리글의 가로쓰기 예문 등이 담겨있다.

국가기록원 측은 “특히 이 책은 표지의 위쪽과 아래쪽에서 파란색 비단으로 감싼 포각(包角) 즉  책 모서리를 보호하기 위해 비단으로 감싸는 방법이 사용됐다는 흔적이 발견됐다”며 “네 개의 침안(針眼; 제책 과정에서 실을 꿰매는 자리)으로 책을 제본하는 기법인 사침안정법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고 이 책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번 복원작업은 지난 5월 한글학회가 국가기록원의 ‘맞춤형 복원·복제 서비스’ 이용을 신청해 이뤄졌으며, 약 3개월 간의 복원처리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신청 당시에는 100년 이상 시간이 지난 데다 보존환경도 좋지 않아 인해 종이의 바스라짐과 변색, 얼룩으로 인한 오염과 찢김 등으로 훼손이 심한 상태였다.

 이에 국가기록원은 복원처리 과정에서 습식세척 방법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보존성이 우수한 한지를 사용해 찢어진 부위 접합과 결실부를 보강하고 포각(包角)의 훼손된 비단은 원본과 동일한 색과 두께의 비단으로 보수해 보존성을 향상시켰다.

아울러, 고해상도 스캐닝 작업을 거쳐 온라인 서비스를 위한 디지털사본과 전시에 활용하기 위한 용도의 복제본을 따로 제작했다.

국가기록원은 이번에 복원된 ‘말의 소리’ 원본과 복제본, 디지털사본을 한글학회에 전달했으며, 원문은 소장처인 한글학회 누리집(www.hangeul.or.kr)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한글학회 권재일 회장은 “주시경 선생이 우리말을 연구한 소중한 문헌을 안전하게 복원해 온 국민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지원해준 국가기록원의 정성에 감사하다.” 며 “주시경 선생의 뜻을 잘 이어받아 한글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가기록원 이소연 원장은 “한글창제 574돌 한글날을 맞아,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켜온 선열의 정신이 담긴 기록물을 후대에 안전하게 전승할 수 있도록 복원해 기쁘다. ”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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