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김재기 교수 연구팀, 멕시코 독립유공자 25명 발굴
상태바
전남대 김재기 교수 연구팀, 멕시코 독립유공자 25명 발굴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0.08.14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09년 ‘대한인국민회 멕시코지방회’ 결성해 독립운동 자금 모금했던 이들

독립유공자 후손들로부터 SNS로 자료 받아 이를 국가보훈처 자료 등과 교차 분석해 확인
1918년 멕시코 메리다 흥사단 기념사진. 허완(뒷줄 왼쪽 첫 번째), 이돈의(뒷줄 왼쪽 네 번째), 김정식(뒷줄 오른쪽 첫 번째), 김동순(뒷줄 오른쪽 두 번째)  (사진 김재기 교수 연구팀)
1918년 멕시코 메리다 흥사단 기념사진. 서훈에 추서됐으나 전수가 안된 독립운동가 허완(뒷줄 왼쪽 첫 번째), 이돈의(뒷줄 왼쪽 네 번째), 김정식(뒷줄 오른쪽 첫 번째), 김동순(뒷줄 오른쪽 두 번째) (사진 김재기 교수 연구팀)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와 독립운동을 꾸준하게 연구해 온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재기 교수 연구팀은 멕시코 독립운동가 후손 찾기를 진행해 독립운동가 25명을 발굴하는 성과를 냈다고 8월 14일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현지 조사연구가 어려운 상황에서, 페이스북을 활용해 지난 두 달 동안 300여명의 멕시코 한인 후손들과 소통하며 이뤄낸 성과이다. 

김 교수 연구팀이 페이스북에 독립유공자 사진이나 이민국 관련 자료를 올리면 멕시코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후손들이 관련 자료를 다시 올리고 메신저로 소통하면서 가족관계를 파악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자료들은 최종적으로 국가보훈처의 공훈록과 1,033명의 멕시코 이민자 명단, 대한인국민회 기관지 신한민보 기사 등과 교차 분석해 확인했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 페이스북과 메신저만으로도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가 가능했던 이유는 김재기 교수가 작년에 두 차례 멕시코를 방문해 독립운동 유공자 20여명을 찾아 서훈 전수가 이뤄지도록 도우면서 후손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년 10월 멕시코시티와 메리다, 티후아나에 사는 독립유공자 후손 5명을 광주에 초청해 교류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김 교수 연구팀이 이번에 새롭게 발굴한 독립운동가들은 1905년 멕시코로 이민을 간 후 1909년 북미 지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단체 ‘대한인국민회 멕시코지방회’를 결성해 독립운동 자금 모금을 했던 이들로, 3.1운동(1919년)과 광주학생독립운동(1929년) 지지대회와 후원금 모금, 윤봉길과 이봉창 의사 지원금 모금, 이순신 장군 유적 보존금, 의연금과 인구세, 광복군지원군 등 10가지가 넘는 항목에 독립운동 자금을 출연했다.

서훈에 추서됐으나 전수가 안 된 10명은 최정식(건국포장), 김동순(건국포장), 허완(대통령표창), 이돈의(대통령표창), 공덕윤(대통령표창), 이건세(건국포장), 김용걸(대통령표창), 김대순(건국포장), 김정식(건국포장), 서춘동(대통령표창) 선생이다.

수십 차례 독립운동 자금을 낸 공적이 있으나 서훈 추서가 안 된 15명은 양희용(건국포장 김대순 남편), 송봉순(건국포장 이종오친인척), 장석환(건국포장 이종오친인척), 이봉우(이종오의 자), 최병덕(최정식의 자), 김신경(유진태 부인), 이용순(보훈처 서류 제출), 이학서(김정식 사돈), 김발명, 박윤식, 도창식, 정인복, 이재혁, 김춘경, 노덕현 선생이다. 

독립운동가 이종오·이봉우 부자의 후손 가족사진 (사진 김재기 교수 연구팀)
멕시코 메리다에 거주하는 독립운동가 이종오·이봉우 부자의 후손 가족사진 (사진 김재기 교수 연구팀)

김 교수 연구팀은 이들 서훈 추서가 안 된 15명에 대해서는 멕시코 후손들과 함께 공적 서류를 작성해 보훈처에 제출할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다. 

이번에 독립운동가 25명 발굴 이전에도, 2017년부터 멕시코와 쿠바 한인 서훈 미전수자 30여명을 발굴해 서훈이 전수되도록 지원한 바 있다. 

이중 쿠바 한인 독립운동가 후손 9명이 법무부로부터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고 3명이 이번 광복절에 취득할 예정으로, 김 교수 연구팀의 독립운동가 발굴은 후손들의 한국 국적 취득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재기 교수는 “멕시코와 쿠바에는 아직도 서훈 전수가 안 된 60여 명이 남았고, 독립운동 자금을 낸 공적이 있는 미서훈자도 200여 명에 이른다”며 “코로나 위기 속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후손들이 거주하는 멕시코와 쿠바에서 독립운동가 한인후손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도록 돕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