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인도네시아지부(회장 서미숙)가 최근 ‘제4회 적도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대상 작품은 선정하지 않았으며 대신 성인 수필부문에서 공동 최우수상 수상자가 두 명 나왔다.

성인수필부문 공동 최우수상의 주인공은 ‘놋그릇 원앙에 내리는 비’로 응모한 전현진 씨와 같은 부문에 ‘Ya Udah’로 응모한 하승창 씨다. 전씨와 하씨는 인도네시아 버카시와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한인동포다.

학생 및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언어의 온도’를 응모한 인도네시아 국적의 아인 데위 씨에게 돌아갔다. 데위 씨는 반둥교육대학 한국어학과에 다니고 있다.

수필부문 심사를 맡은 권대근 문학평론가는 최우수상 전현진 씨의 작품은 문화가 다른 나라에 이주해 와서 겪게 된 문화적 충돌과 난관을 반성적 성찰을 통해 바로 세우는 작업뿐만 아니라 타자를 향한 이해라는 건강한 생각이 공감을 자아낸다고 했다. 특히 결말부의 여운은 주제를 상상화 하는 기능으로 큰 감동을 준다고 평가했다.

권 평론가는 또 “하승창 씨의 작품은 인도네시아 사람들과의 정서적 교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며 “데위 씨의 작품 역시 외국인임에도 한글을 정확히 이해함과 동시에 문학적 작품성이 높다”고 평했다.

시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공광규 시인은 “우수상으로 선정한 김은경(싱가포르)의 ‘민화, 붓질하다’는 형식이나 내용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내공이 있다. 긴 호흡이 믿음을 준다”며 “시인의 가슴에 표현 욕망, 이야기 콘텐츠가 많이 내장되어 있다”며 “이 시를 보면 우리가 전통예술에 대해 얼마나 겉핥기로 알고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으며 민화에 디테일한 지식이 시를 통해 서정적으로 우아하게 형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 시인은 또 한편의 우수작인 신용주 씨의 ‘자화상’에 대해서는 “경험한 삶과 사물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그것을 시로 형상해내려는 정신에 점수를 주었다”며 “시는 옛날을 되돌아보는 회고의 양식이기도 하지만 시사적 현상을 갈파해서 대중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신용주의 시는 거울 속에 비친 화자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일어난 사유를 시로 진전시켜가고 있다”고 했다.

제4회 적도문학상은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무려 4개월 동안 인도네시아 및 싱가포르 등 동남아 한인동포와 한국어를 공부한 현지인들의 수많은 응모작을 메일로 접수받았다.

제4회 적도문학상 전체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서정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