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진짜 회장감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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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진짜 회장감 뽑아야 한다”
  • 뉴질랜드 타임즈
  • 승인 2003.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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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토) 한인회장 선거 경선으로 치러져 교민들 우려반 기대반 …
교민사회 새 이정표 남기는 계기돼야

제8대 재뉴한인회장 선거가 제1대, 제2대 선거에 이어 세번째로 경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재뉴한인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최유택)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 입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김상래(50) 전 재뉴한인회 부회장과 강완지(57) 현 재뉴한인회 회장이 각각 입후보 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14면>

그러나 감사는 입후보자가 없다고 말했다.

회장 선출을 위한 재뉴한인회 정기 총회는 오는 15일 (토) 오전 11시 59번지 View Rd. Glenfield에 있는 한우리교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재뉴한인회장 경선에 대한 교민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우려 반 기대 반이다.

그렇지만 대체적인 여론은 긍정적이라는 게 우세한 편이다.

경선에 기대를 거는 쪽은 그동안 한인회장 선거가 형식적인 추대로 일관해 옴으로써 교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었는데 이번에 경선이 이뤄짐으로써 어쨌거나 교민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 것만으로도 한인회 발전에 큰 성공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우려하는 쪽은 선거가 과열돼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과 비방이 난무할 경우 교민 화합에 절대적인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재뉴한인회장 경선은 본격적인 이민이 시작된 지난 93년 제3대 한인회장 선거 때 이뤄질뻔했다. 당시 임영철씨와 김개호씨가 입후보 등록, 교민지에 광고를 내면서 치열한 선거전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교민사회 여론 분열이라는 주변의 권유와 중재로 선거 막판 김개호씨가 후보직을 사퇴, 임영철씨가 회장으로, 김개호씨가 부회장으로 역할 분담을 함으로써 경선이 무산됐다.

이와는 별개로 제5대 뉴질랜드 한국교민회 (웰링턴 한인회) 회장 선거에서는 실제로 경선이 이뤄진 바 있다.

99년 4월29일 실시된 한국교민회장 선거에서는 박태양 현 회장이 단독 출마로 굳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선거 막판 “맥빠진 선거는 안된다”면서 왕은씨가 입후보, 경선을 벌였다.

경선 결과 박태양씨의 낙승 예상을 뒤엎고 젊음을 앞세운 왕은씨가 선전, 총투표자 1백58명(총유권자 1백73명) 가운데 불과 21표 차이로 패배,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 선거가 뉴질랜드 각 지역의 한인회장 선거 가운데 마지막 경선이었다.

이후 그 어느 한인회를 막론하고 경선은 커녕 입후보자가 없어 한인회장의 공석 사태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가까이는 지난 2001년 3월에 실시된 재뉴한인회장 선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입후보 등록시한을 1주일 연장까지 했으나 아무도 한인회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용경중 전임 회장이 또다시 한인회장을 떠맡는 파행이 연출됐던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이번 재뉴한인회장 경선은 한인회로 보나 교민사회로 보나 여러모로 새로운 역사를 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교민들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선거관리 업무.

지금까지 투표로 한인회장을 선출해본 사례가 한차례도 없기 때문에 선관위조차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는 형편이다.

유권자 명부 작성에서부터 투표소 설치, 투표 용지 인쇄 등 각종 선거 업무가 산적돼 있으나 불과 몇 명의 선거관리위원회 인력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염려하는 교민들이 적잖다.

특히 이번 경선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 같지않은 양상을 보임에 따라 미숙한 선거관리 업무는 자칫 선거의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 같은 시비를 불식시킬 수 있는 당사자는 교민 자신들이다. 참여자인 동시에 감시자 역할을 이번 만큼은 제대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스쇼어의 교민 박모씨(48)는 “과거와 같이 한인회장을 뽑아놓고 뒷전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할 게 아니라 너나 할 것 없이 선거에 참여하여‘진짜 회장감’을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호익의 교민 최모씨(41)는 “두 분 모두 교민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선만큼 꼭 페어 플레이를 해야 한다”면서 “쓸데없는 인신공격이나 상대방을 비방하는 행위는 한인회장 자질이 부족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핸더슨에 살고 있는 60대 한 교민은 “솔직히 과거의 한인회장들이 교민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섰지만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이를 악용한 사례가 많았다”면서 “두 눈 부릅뜨고 그런 사람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면서 어설픈 군중심리에 이리저리 휩싸이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시티에서 살고 있다는 한 젊은 부부는 “앞으로 한인회장 선거에 더 많은 분들이 나설 수 있는 토양을 이번 기회에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당락에 관계없이 입후보자들에게 뜨거운 격려와 성원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뉴질랜드 타임즈를 비롯한 한국신문·생활정보·코리아타운 등 4개 교민신문 잡지는 한인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강완지·김상래 두 후보가 최소한 누구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한인회장 입후보자 초청 의견 발표회 및 공개 토론회를 오는 12일(수) 오후 6시 오클랜드 총영사관 회의실에서 공동으로 갖기로 했다.

이번 의견 발표회 및 공개 토론회는 두 후보의 페어 플레이 선언을 비롯, 자칫 있을지도 모를 선거 후유증을 최소화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으며, 완벽하진 않지만 한인회장 후보 검증이란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교민사회 발전을 이룩하는 첩경이 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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