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고려인지원단체 사단법인 너머(이하 너머)는 7월 11일 한양대 ERICA 컨벤션에서 영화 ‘헤로니모’ 상영회 및 감독과의 대화 행사를 열었다.
경기도 고려인동포 정착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고려인동포, 재일동포 등 고려인 동포에 관심을 가진 다양한 관객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진행됐다.
경기도와 너머가 주최·주관하고 있는 ‘고려인의 어제, 오늘, 그리고 함께하는 내일’ 사업은 고려인 정착지원사업의 하나로,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역사톡콘서트, 사진전 및 문화행사, 영상 제작 및 홍보등을 통해 도내 체류중인 고려인 동포에 대한 바른 인식을 제공하고 동포애를 드높여 시민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이날 진행된 행사는 딱딱한 강의에서 벗어나서 관객들이 영화도 즐기고 고려인 음식을 체험하면서 동포와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 됐다.
상영작 ‘헤로니모’는 바다 건너 낯선 땅 쿠바에서 만난,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해 준 숨겨진 주인공들을 조명하며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들과 우리의 역사, 그리고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생생하고도 따듯한 시선으로 전하고 있는 영화다.
머나먼 쿠바 땅에서 매 끼니 쌀 한 숟가락씩 모아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독립 자금을 보낸 독립운동가 임천택, 그리고 체 게바라나 피델 카스트로와 어깨를 나란히 한 쿠바 혁명의 주역이자 쿠바 한인들의 정신적 지주 헤로니모 또한 그리고 100년을 이어져 내려온 꼬레아노의 정신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전후석(영어명 조셉 전) 감독의 순수한 열정으로 탄생한 ‘헤로니모’는 그들의 역사이자 우리의 역사인 디아스포라의 치열한 삶을 통해 뜨거운 조국애와 깊은 감동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상영회를 마치고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에서는 관객과 감독이 한인 디아스포라를 다루고 있는 영화의 주제처럼 고려인동포, 재일동포, 재미동포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동포들이 공감의 메시지를 나눴다.
참가자 중 고려인 청소년 박 올가양은 “이 영화처럼 고려인 청소년 스스로 말하는 고려인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일가족이 함께 행사장을 찾은 이 빅토르씨는 “쿠바의 모습이 고려인동포들이 살아온 모습과 너무나 비슷해서 공감이 됐다. 고려인 동포에 대한 이런 다큐멘터리도 작업하면 동포들이 많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후석 감독은 “‘헤로니모’의 주인공인 헤로니모 임이 도달한 지점은 민족을 넘어선 휴머니즘이라고 언급하면서, 다양한 정체성을 포괄하고 있는 디아스포라는 지엽적이고 폐쇄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더 넓은 차원의 세계 시민이자 인본주의자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영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전 감독은 “영화 중 유대인 랍비가 한 말처럼 디아스포라의 뿌리는 고통이고, 그 고통 끝에 나오는 것은 혁신성”이라며 “민족, 한국인의 정의와 범주를 확장하고 포용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사)너머 김영숙 사무처장은 “영화를 통해서 시민들과 동포들이 디아스포라가 가지고 있는 혁신의 가능성과 역할을 발견하고 고려인 동포들을 포용하면서 한국 사회의 인본주의적 가치가 함양되고 다양성이 증진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