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결혼으로 몰린 한 부부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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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결혼으로 몰린 한 부부의 결혼식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4.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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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 인정해주세요"

김지연 기자 enterjy@nate.com
  
위장결혼으로 몰려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속되었지만, 결혼식을 올린 부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김태규(58)씨와 결혼한 중국동포 이순옥(40)씨는 지난 9월, 위장결혼(공정증서 부실기재)으로 몰려 구속되었다. 이씨는 현재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속되어 있으며, 중국으로 강제추방 당할 위기에 놓여 있는 상태다.

두 사람은 브로커의 소개로 만났지만 사진을 교환한 뒤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고, 전화 통화로 사랑을 키워 나갔다. 작년 12월, 김씨는 이씨와 혼인신고를 했고 김씨가 지난 1월 중국으로 건너가 정식으로 이씨의 집에 인사를 한 뒤 함께 한국으로 건너와, 이씨가 구속되기 전까지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갔다.

그러던 중 김씨에게 이씨를 소개시켜 준 브로커가 구속되면서 이씨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경찰의 요청이 왔고 바로 돌려보내겠다는 말에 아무 의심없이 김씨는 이씨를 경찰청에 데려다 주었는데 그 일이 불행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이씨의 구속으로 죄책감에 시달리던 김씨는 자신의 생업도 뒤로한 채 법무부에 보내는 탄원서를 작성하는 등 이씨의 구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모두 허사로 돌아갔고, 외국인보호소 내에서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채 두려움에 떨고 있을 김씨를 위해 왕복 8시간의 거리를 매일 다니며 면회를 하는 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당뇨 등으로 몸이 좋지 않은데다 돈벌이도 시원치 않았던 자신을 위해 한국에 온 뒤부터 파출부 등 힘든 일을 도맡아 온 이씨를 차디찬 건물에 가둬두고 하루 10분 면회에 만족하면서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김씨는 부인 김씨를 위해 결혼식을 올리기로 결심했고, 화성외국인보호소 측에서는 이들 부부의 간절한 요청을 받아들여 현재 이씨의 일시보호해제를 허가한 상태이다.

김씨는 “결혼식도 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렇게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서 아내에게 미안하고 죄스런 마음뿐”이라며,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우리 결혼을 인정받고, 위장결혼으로 몰린 억울함을 알릴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조선족교회의 서경석 목사는 서로 사랑하며 함께 살기를 원하는 부부를 위해 지난 5일, 조선족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려주었으며 주례사를 통해 “힘든 일이 많았던 만큼 언제나 함께 하길 바란다”며 이들의 결혼식을 축복했다.

발췌: 동북아신문(http://www.db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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