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공주의 글씨, 디지털 글꼴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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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마지막 공주의 글씨, 디지털 글꼴로 만들어진다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0.05.1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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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덕온공주 친필자료에서 글씨 복원해 디지털 글꼴(폰트)로 개발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자료, 덕온공주가 쓴 ‘자경전기(慈慶殿記)’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자료, 덕온공주가 쓴 ‘일촬금(一撮禁)’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은 5월 15일 세종대왕 탄신 623돌을 맞아, 한글 문화유산의 공유와 확산을 도모하고자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의 글씨를 활용해 디지털 한글 글꼴(폰트) ‘한글박물관 덕온체(가칭)’ 개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덕온공주(1822~1844)는 조선의 제23대 왕 순조(1790~1834)의 셋째 딸로서 조선의 마지막 공주이다. 어려서부터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해 우아한 한글 궁체 자료를 다수 남겼다. 또한 덕온공주의 가례 당시의 자료와 공주의 집안이 왕실과 주고받은 편지 등 왕실 여성들의 한글 문자생활과 19세기 국어의 특성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들이 남아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유산 667점을 수집해, 조선 왕실 한글 자료를 가장 많이 소장한 기관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의 기획전시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 ‘공쥬 글씨 뎍으시니’와 소장자료 총서 ‘덕온공주가의 한글(1)’을 통해 덕온공주 집안 한글 유산을 대중에게 소개한 바 있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자료, 덕온공주가 쓴 ‘자경전기(慈慶殿記)’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자료, 덕온공주가 쓴 ‘자경전기(慈慶殿記)’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이번 디지털 글꼴 개발에는 ‘자경전기’를 비롯한 덕온공주의 친필 자료에서 글씨를 복원해 디지털 글꼴로 개발한다. 

‘자경전기’에는 정조, 순조, 덕온공주로 이어지는 조선 왕실 3대의 깊은 효심이 담겨 있다.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1752~1800)가 어머니 혜경궁을 섬기기 위해 창경궁에 전각 ‘자경전’을 지었고, 정조의 아들 순조는 그 뜻을 이어받아 ‘자경전기’를 지었으며, 덕온공주는 아버지 순조가 지은 ‘자경전기’를 어머니 순원왕후(1789~1857)의 명으로 한글로 옮겨 적었다.  

‘자경전기’는 조선의 공주가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적은 한글 자료로서, 총 48면으로 이루어진 절첩 형태인데 길게 펴면 그 길이가 5미터에 달해 한글 궁체의 조형미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자료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자경전기’를 주축으로 부녀자가 지켜야할 덕목이나 예절 등을 기록한 ‘규훈’, 주역의 64괘를 풀이한 ‘일촬금’ 등 덕온공주 친필 자료의 필체를 분석하고 현대 디지털 글꼴 기술로 되살려 한글의 단아한 멋을 담은 글꼴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자료, 덕온공주가 쓴 ‘규훈(閨訓)’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자료, 덕온공주가 쓴 ‘규훈(閨訓)’ (사진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박물관 덕온체(가칭)’는 추후 ‘디지털한글박물관(archives.hangeul.go.kr)’을 통해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심동섭 국립한글박물관장은 “박물관의 소장품을 수장고에만 남겨두기보다 한글을 사랑하는 더 많은 이들이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글꼴 복원 개발 사업을 통해 한글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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