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울타리 속의 한국인과 조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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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울타리 속의 한국인과 조선족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4.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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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여 년 전부터 조선족들의 말레이시아 유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4-5년 전부터는 한인사회 주변에 조선족들의 본격적인 활동이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조선족들은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데다가 북경어를 구사하여 현지 중국인들과 대부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언어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한국인에 비하여 임금이 매우 저렴해 현재 상당 수 한인업소가 조선족을 종업원으로 고용하여 함께 호흡을 맞추어 일하고 있다.


한국인과 조선족들은 서로 '비록 문화적, 가치관적 차이'가 상당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동포'라는 기본적인 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한국인과 조선족의 크고 작은 마찰)가 종종 우리가 간과하고 지나친 그 '문화적, 가치관적 차이'로 인하여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교민 이 모씨는 조선족들이 한국인을 협박하는 사례들이 있다고 제보했다.


그 외에도 교민이 조선족 무리에게 폭행당한 사건도 있었고, 업소와 조선족 종업원 사이에 임금 문제 등으로 생기는 사소한 다툼은 이제 교민사회에 놀랄 것도 없는 소식들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일부 교민들은 "조선족들은 일반적으로 의리가 없다.""술을 많이 마시며 폭력적이다."는 선입견을 갖기 시작했다. 반면 일부 조선족들은 "한국 업소들은 조선족의 불법체류 신분을 악용하여 거래비용을 갈취하고, 한 동포임에도 무시하며, 조선족들과의 약속을 신뢰 있게 이행하지 않는다."는 한인에 대한 선입견을 키워가고 있다.

이러한 서로간의 선입견과 불신은 별다른 노력이 없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선입견과 불신으로 번져갈 수밖에 없다. 한국교민이나 조선족이나 외국인의 신분으로 이곳 말레이시아에서 성공과 안정된 생활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입장이다.

게다가 현재 일부의 선입견과 불신이 어떠하든 역사가 증명하는 한 동포임이 분명하고 서로가 필요에 의해 함께 어울려 생활하고 있다.한국교민과 조선족 간에 조그맣게 싹트고 있는 불신의 고리는 우리에게는 반드시 함께 풀어야만 하는 과제인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대다수 조선족들의 불법체류 신분이다.

조선족들도 이곳 말레이시아에서 합법적인 고용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다만 고용주가 보증을 하고 비자신청 수수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고용주인 한인업소 입장에서는 '일 가르쳐 주고 숙달될 만하면 봉급을 더 주거나 조건이 나은 업소로 떠나버리는' 조선족에게 비싼 수수료 내가며 비자를 내어주는 것은 말 그대로 '모험'이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피고용주인 조선족 입장에서는 비자가 없으니 소속감과 책임감도 적어지고, 게다가 애초 약속한 임금이나 거래대금 등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지불하지 않는 고용주에 대한 경험이 쌓일수록 고용주를 믿고 따르기가 힘들어 지는 것이 사실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다. 어느 측이 먼저 문제를 제공했는가를 따지기 시작하면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남의 나라에 와서 터전을 일구고 살면서 아무리 목소리 높여 싸워봐야 "누워서 침뱉기"가 된다.


이민국과 경찰당국은 한인사회의 불법 행위 및 조선족의 불법체류, 불법노동 여부를 주시하고 더욱 강하게 단속하게 될 것이다. 결국 한 울타리에 있는 우리 모두가 타격을 입는다.


며칠 전에 암팡에서 조선족 간의 다툼으로 조선족 남자 한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여 널리 알려졌음은 물론이다. 특정 몇 명의 우발적인 실수가 조선족 전체의 위신을 한 순간에 떨어뜨리고 한인들을 갖가지 실음 속에 빠뜨렸다.

이런 유감스러운 사건은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나 자신 속의 이기심과 지나친 자기보호의식은 버리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태도를 갖아야 할 것이다. '문화적, 가치관적 차이'가 심하다고 서로 타박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 맞추어 가도록 나부터 노력해야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안프레스 김경태)

발췌: http://www.koreanpress.net/index.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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