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니베일 다솜한국학교의 원격 화상수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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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니베일 다솜한국학교의 원격 화상수업 모습
  • 최미영 다솜한국학교 교장
  • 승인 2020.03.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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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부문 / 최미영 다솜한국학교 교장
최미영 다솜한국학교 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광범위한 확산으로 인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체에 내려진 자택격리(Shelter in Place) 행정 명령에 따라 교실에서 대면 수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시에 위치한 다솜한국학교는 동포 학생들의 한국어 및 한국 역사문화 수업이 중단돼서는 안 되겠기에 긴급 교사연수회를 열어 대면 교실 수업을 원격 화상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원격 화상수업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다솜한국학교는 이미 가입된 구글 Suite의 MEET 프로그램과 Classroom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교사들은 MEET 프로그램 사용방법을 연습하며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지를 연구했습니다. 

원격 화상수업은 교실에서의 대면 수업을 완벽히 대신할 수 없고 교사들의 기술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학생-학교-교사 간의 연결이 이뤄져야 하고 교육은 지속돼야 하기에 교사들은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첫 원격 화상수업이 있던 지난 3월 14일에는 학생과 교사가 화상으로 만나는 연습을 하고 숙제검사와 받아쓰기 시험과 같은 간단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고학년 학생들은 이미 화상 클래스룸 프로그램 등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한국어와 한국 역사문화 수업도 가능했습니다. 

다솜한국학교 원격 화상 수업 모습 (사진 다솜한국학교)
다솜한국학교 원격 화상 수업 모습 (사진 다솜한국학교)

두 번째 화상수업이 있던 3월 21일에는 교사들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도 화상수업 방식에 조금 더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의 부모님들은 함께 수업에 참여해 자녀들의 학습을 도와주셨습니다.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출석률도 꽤 높아서 재적 학생 중에 5명만 결석하고 모두 출석했습니다. 

각자의 집에서 얼굴과 목소리로 만나서 교과서 읽고 설명하기, 문법 연습하기, 숙제 검사 및 받아쓰기, 발표하기 등을 하면서 즐겁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1시간, 초등부 고학년부터는 1시간 반 동안 수업을 했습니다. 비록 3시간 동안 진행되는 교실수업에는 못 미치지만, 교실에서 해왔던 간식·놀이·만들기 시간과 함께 시청해야 하는 동영상을 수업 전 각자 미리 시청해오는 시간을 고려하면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주말에 있을 화상수업을 위해서 주중에는 학부모들께 이메일을 통해 준비물과 수업시간표, 화상수업에 들어갈 코드 및 전화번호를 알리고 자녀들이 주중에 가정에서 학습할 자료와 비디오 링크 등을 발송했습니다.  

학생들은 이메일로 한 주 동안 해야 할 숙제에 대한 공지를 받습니다. 숙제 검사는 학교 홈페이지에 문서 또는 사진 파일을 업로드 하거나 교사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간단한 숙제 검사나 발표는 화상수업 중에 이뤄집니다. 

다솜한국학교 원격 화상 수업 모습 (사진 다솜한국학교)
다솜한국학교 원격 화상 수업 모습 (사진 다솜한국학교)

고학년 학생들은 구글 클래스룸에 공지된 숙제를 각자 완료해서 올리면 교사들이 채점하고 코멘트를 달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교사들은 수업 전 오전 9시 10분부터 화상으로 교사 회의를 하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각 반 상황과 수정·보완해야 할 사항을 논의합니다. 교장은 모든 반의 수업에 참여해 훈화를 전하고 각 반 수업 상황을 살펴봅니다.   

화상 수업의 단점은 교사와 학생들의 인터넷 환경과 기기가 조금씩 달라서 수업이 매끄럽지 않다는 것과 여러 명이 동시에 말할 경우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교사들의 재치와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교실 수업에서처럼 친구와 장난을 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서 오히려 상당히 조용한 가운데 수업이 진행됐지만, 그래도 학생들은 여전히 교실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했습니다. 학생들은 수업 말미에 “화상 수업도 재미있지만 친구들과 만나서 교실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온라인 수업이 우리 학생들에게는 ‘대체 수업’임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은 선생님들과 협력을 아끼지 않은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해외 한국학교들이 이와 같은 방법의 대체 수업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각 학교마다 지혜를 내서 현 상황에서도 한국어 교육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모두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건강히 지내다가 교실에서 다시 만나 함께 공부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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