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항일운동 대부 최재형 선생 손자, 최 발렌틴 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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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항일운동 대부 최재형 선생 손자, 최 발렌틴 씨 별세
  • 서정필 기자
  • 승인 2020.02.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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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독일에서 당한 사고 후 의식불명...2월 14일 세상 떠나
故 최 발렌틴 선생
故 최 발렌틴 선생

러시아 연해주 항일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 선생의 손자 최 발렌틴(83) 한국독립유공자후손협회 회장이 14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거주해온 최 회장은 앞서 지난 1월 18일 딸이 사는 독일에 갔다가 스키장에서 사고를 당해 경추가 골절돼 현지 병원에서 대수술을 받은 뒤 지난 7일 모스크바 시립병원으로 옮겨져 의식불명 상태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고 전해졌다.

고인의 조부 최재형 선생은 가난 때문에 가족과 연해주로 이주한 뒤 자수성가한 '한인 디아스포라' 후예다. 안중근 의사가 한반도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할 때 사용한 권총을 제공하고 의거를 막후에서 기획하고 지원한 인물이기도 하다.

최재형 선생은 또한 러시아에 이주한 가난한 한인들을 극진히 도와 현지에서 '페치카(벽난로) 최'로 불리며 존경받았다. 특히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초대 재무총장(장관)을 지냈고, 공로를 인정받아 1962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최재형 선생의 손자인 고 최 발렌틴은 1938년 쿠이비세보(사마라)에서 태어났으며 1995년 한국독립유공자 후손협회를 설립할 때부터 회장을 맡아왔다.

이 협회에는 이범진·이동휘·김경천·허위·김규면 등 중요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 22명이 회원으로 현재 활동 중이다.

고인은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최재형 선생을 세상에 알렸을 뿐 아니라 ‘사진으로 본 러시아 항일 독립운동’ 전 3권을 출간해 고려인들의 항일 독립운동 역사를 재조명하는 활동에도 앞장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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