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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도 없으니 첫 단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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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03.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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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 전후에 북방한계선 침범, 대포동 미사일 발사시험 등의
예의 없는 행동으로 거칠게 나왔다. 또 북한 중부초서에 <통일대통령>이라는 문구를 새겨 김정일이 그렇게 된다고 암시하고 있는데 이는 얼마나 남한을 우습게 본 것인가

정권이 교체되면 새 정권이 제대로 자리 잡을 때까지 대체로 언론이나 주변은 우호적인 모습을 잠깐 보인다. 흔히들 허니문(蜜月)기간이라고 표현한다. 권투로 치면 1회전의 탐색전에 해당될 것이다. 정치뿐만 아니라 인간관계가 다 비슷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겐 호기심도 있고 여러 가지가 생경하여 좋은 감정으로 대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세월의 때가 채 묻기도 전에 슬슬 발톱을 드러내는 것이 정치권의 상례이다.
언론은 하이에나의 근성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먹이사냥을 하는데 이를 견디기가 쉽지 않다. 강력한 체재를 구축하여 입을 막은 독재자도 있다. 나폴레옹이 언론을 굴절시킨 예는 유명하다. 나폴레옹이 엘바섬을 탈출한 때부터 당시 파리의 신문은 시시각각 다른 제목으로 카멜레온과 같은 변신을 보여 주었다. 즉〈악마 유형지를 탈출〉--〈코르시카 출신의 늑대, 칸에 상륙〉--〈맹호 카프에 나타나다〉--〈보나파르트는 북방으로 진격 중〉--〈나폴레옹은 내일 파리로〉--〈황제폐하 어젯밤 취리히 궁전에 도착〉 등이다. 즉 악마가 황제로 변한 모습니다. 한국의 박정희나 전두환 정권도 랭킹에 오를 것이다.

◎ 축포(祝砲)대신에 미사일
그리고 북한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전후에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가 하면 축포로 경축해주기는커녕 대포동 미사일 발사시험으로 겁만 주었다. 예의가 없어도 너무 없는 이런 작태에 대해서 당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요란한 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이다. 왜 촛불시위라도 하면서 이런 무례를 나무라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또 국회에서 통과된 특검제에 대해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남북관계를 동결상태에 몰아넣게 될 것"이라며 조선중앙방송이 지난 5일 방송하기도 했다. 남한의 국회에 대해서도 간섭을 하겠다는 의지인지 모르나 남한의 대응은 미미해서 속에 열불만 나는 것이다. 이렇게 북한은 별의 별 요란을 다 떨더니 지난 2일 오전엔 미그전투기가 미국의 정찰기를 바짝 쫓아 일촉즉발 위기의 순간까지 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에 지나치게 앞서가지 말라고 충고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이러니 북한은 더 기고만장할 것이다. 김정일은 아예 휴전선 부근에 〈통일 대통령〉이라는 글자를 새겨 공중에서 또는 멀리서 볼 수 있도록 했다. LA에서 'HOLLYWOOD'글씨를 보듯이 말이다. 즉 김정일이 남북의 〈통일 대통령〉이 된다는 의미인데 도대체 이런 망상을 꿈꾸고 있다는 자체가 남한을 얼마나 우습게 보고있는가를 알게 한다. 계속 갖다주고 빌빌거리고 있으니 큰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 첫 단추부터 잘 뀌어라
노무현 정권은 이렇게 처음부터 밀월기간도 없이 북한에게 거칠게 당했다. 국내적으론 한나라당도 특검제를 통과시켜 파란이 예고되고 있는데 외부만이 아닌 내부에서도 조짐이 심상치 않다. 우선 내각임명에 대해서도 말이 많지만 교육부총리는 아직 임명도 되지 못했다. 그런가하면 임명된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자녀의 국적과 본인의 거주기록 문제로 또 여론의 화살을 맞고 있는 것이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던 당당함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왜냐면 진 정통이 계속 말바꾸기를 하면서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게 횡설수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을 보장한다는 임기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억지로 잘못 뀌어진 첫 단추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는가는 한국의 해방 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친일청산을 못하고 흘러온 역사가 오늘의 이 세태를 만들었는데 이번 '참여정부'는 개혁을 입에 달고 있으니 제발 이런 실패의 반복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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